화장실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

학교로 들어간 소녀는 조심스럽게 계단을 바라보다가 무릎에서 피어나는 빨간 꽃이 마음에 걸렸다.
‘치마에 묻으면 어떻게 하지?’
종아리를 타고 흐르는 그 가느다란 줄기에 소녀는 일층에 있는 화장실로 향했다. 아직은 아무도 학교에 도착하지 않은 모양인지, 소녀가 바라보는 곳마다, 깊은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소녀는 가는 길마다, 전등 스위치를 누르며, 그 길을 밝게 비추었다.
“후…….”
다리를 의식한 탓일까, 조금씩 화장실을 향해 갈때마다, 쓰라림은 더해갔다. 그리고 화장실에 도착한 순간,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한 것 같았던 소녀의 다리와 손이 약간 마비가 된 것처럼 감각이 매우 둔해져 있었다. 소녀는 조심스래 화장실 불을 키고 개수대에 어정쩡하게 다리를 올려 물로 붉은 꽃 주변을 닦았다.
“으으……”
쓰라리다. 하지만 왠지 기분이 좋다.
‘오늘은 아무일 없이 잘 학교에 도착했구나..’
소녀는 무릎에 차가운 물을 끼얹는다. 그리고 손에 있던 모래도 닦아 낸다. 이쯤이면 될까? 그제서야 소녀는 개수대 앞에 놓인 거울을 보았다.
웃는 사람.
저 멀리 반사되어 보이는 거울에 웃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순간 소녀의 목 뒤에 닭살이 돋았다. 8번째 칸에 언뜻언뜻 보이는 실루엣, 하지만 그 실루엣의 얼굴을 확연히 보인다. 그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소녀는 재빨리 화장실을 벗어났다. 그리고 뛰었다. 아니, 뛰려했다. 하지만 소녀는 넘어지고 말았다. 아프다. 너무나도 아프다. 마찰력이 없어진 젖은 실내화가 소녀의 발목을 붙잡는다.
하지만 소녀는 빠르게 일어섰다. 손바닥이 너무나도 쓰라리다. 하지만 소녀는 그 어느때보다도 빠르게 일어섰다. 그리고는 미친 듯이 운동장을 향해 달려갔다.
소녀는 정말로 빨랐다. 소녀는 정말로 무서웠다.
뛰고 있는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났다. 차가운 바람에 눈이 시린 탓일까, 슬리퍼를 신고 미친 듯이 달려나온 소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천천히 등교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보였다.
소녀는 운동장 한가운데에 멈춰, 눈물을 닦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후……”
어디선가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소녀의 흥분된 몸을 가라앉혔다. 소녀는 조용히 벤치에 가서 앉아,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았다.
“멍 들겠네……”
소녀는 밝아진 하늘에서 허탈하게 웃었다.


                                     

1. 양호실에 간다.
2. 교실로 올라간다.

                                     




                                            

누구나 이어 쓸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릴레이 소설의 일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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