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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마른 집 안 곳곳으로 따듯한 커피향이 흘러 내렸다. 따듯한 온기와 함께 전해지는 감미로운 향기. 그가 그 향기를 한 모금 입에 물어 온기를 골고루 빼앗는다. 아직 완전히 깨지 못한 무거운 몸 사이로, 아직은 완전히 깨지 못한 감각사이로 커피향이 돌고 돈다. 부드럽게 몸 안을 감돌 때면, 눈을 살짝 감는다. 그리고는 다시 뭉툭한 감각사이로 생각의 끈조차 놓아버린다.

갈색의 초원위에 아이가 누워있었다. 따스한 세계. 아이는 아무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지만, 아이는 그곳에서 아무런 추위조차 느끼지 못했다. 짙은 낙엽사이로 아이는 한발자국씩 발을 내딛는다. 아이가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낙엽은 부숴지고 그 자리엔 푸른 새싹이 아이의 발에서 떨어져 나왔다. 아이가 발을 내딛을 때마다, 아이는 조금씩 자랐고, 입 주변이 거뭇거뭇하게 변해갔다. 아이가 가끔 넘어질때면, 아이는 쭈그려 앉아 아픔에 신음을 하고, 어느새 상처투성이가 된 발을 바라보며, 나아가기를 주저했다. 하지만 아이는 이내 주변을 둘러보았고, 앞을 보았고, 뒤를 보았다. 아이는 그러고 다시 걸었다. 아이의 앞에는 하얀 초원이 나왔고, 그곳은 견딜 수 없이 추웠다. 그때 아이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어느새 따라온 아이의 친구들이 아이를 꼭 껴안아 따듯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아이는 그래서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아이는 이제 나타날 초록빛 초원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초록빛 초원은 나타나지 않았다.

따르르르릉
전화기 소리가 모든 감각을 일깨웠다. 그는 재빠르게 누워있던 쇼파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 오늘 가게 올꺼죠? 오세요! 나 재밌는 소식 준비했어요. 궁금하죠? 궁금한거 다 아니까 오늘 꼭 와줘요! 꼭이요!”
아침부터 활기찬, 하지만 조금은 다급한 알바생의 목소리었다. 그녀는 그의 거절은 듣기도 싫은 듯이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당황했지만, 그래도 그 전화는 그의 잠을 모두 달아나게 하기엔 충분했다. 8시 10분. 그녀의 모닝콜 덕분에 나쁘지 않은 타이밍에 일어날 수 있었다. 지각하지 않으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어느새 비워버린 커피 잔을 뒤로한 체, 그는 살짝 집 밖으로 나섰다. 그래도 아침엔 원활한 배변활동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일도 중요하니까. 그는 바쁜 시간을 뒤로 한 체, 밖에서 신문을 집어 들고는 화장실로 향했다.



                                                                                             

1. 쾌변의 아침은 싱그럽다.
2. 가게를 간다.
3. 가게를 가지 않는다.

                                                                                                                                
이야기의 시작 ->2. 고등학교 이야기 ->2. 이미 잊은지 오래 ->1. 모카케이크 -> 3.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 1.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끼려는 듯 커피를 따라마셨다.
                                                                                                                                  




201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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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le from RomanticPanic on Vimeo.


심심해서 폴더를 뒤적거리다가 7월쯤에 찍고 만든게 하나 보여 올립니다.
역시나 이때도 캠코더나 전문 촬영장비의 부재로 인해 갤럭시노트로 찍은 영상입니다.
물론 지금도 장비는 없지만...

지하철밖으로 보이는 풍경. 매번 보는 풍경들이지만 조금만 시야를 달리보면 새로운 세상이 나온답니다.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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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빛으로 그림그리기(test ver.)

RomanticPanic 2017.10.19 06:25


Live action light painting // TECH:TEST from Anssi Määttä on Vimeo.


위에 영상을 보고,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해서 연습삼아 만든 영상입니다.
일단은 연습삼아 만들었기 때문에 매우 초라할뿐만 아니라.. 음악도 없습니다.(..)
이 이후에는 퀄리티를 조금더 살리던가 아니면 좀더 색다른 방법으로 만들 예정....인데 언제 올릴지는 모릅니다 ㅋ
이번 영상은 혼자 찍고 혼자 출연하고 혼자 작업...해서 매우 스피드한 작업이었습니다. 뭐 솔직히 할것도 없었지만요.
카메라는 일단 제가 거지라서(...) 가지고 있는 갤럭시노트로 촬영해서 노이즈가 많습니다.

근데 괜히 위에 영상 올렸나봐요. 내꺼 부셔버리고 싶다......... 소,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러고보니 영상 색보정도 안했네요.(..)

[Test Ver.] right, light, write. from RomanticPanic on Vimeo.


 

 




test video_1 from RomanticPanic on Vimeo.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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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시는 죽지 않는다.

RomanticPanic 2017.10.19 06:25

우리는 시를 노래하고 있다.
이제는 시집을 사는 사람들이 시인들 밖에 없다며 많은 문학인들이 시의 죽음을 이야기 하곤 한다. 그래서 어려운 시를 쉽게 대중적으로 만들자는 노력도 주변에서 많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시는 죽지 않는다.’
시(poem).
백과사전에서 시를 찾아보면 중간정도 부근에 ‘서정시(lyric)란 어원적으로 음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도 나와있다. 순간 이것을 본 순간, 나는 ‘아. 맞아’라고 생각하며 사전을 찾아보게 되었다. 여기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면, lyric(서정시)의 유래는 리라라는 고대 그리스의 악기로 이어진다. 시의 영향력이 매우 컸던 고대 그리스. 그 당시를 살펴본다면, 그 당시에는 리라의 반주에 맞추어 시 낭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리라 외에도 많은 악기들이 연주를 하였지만, 리라가 많이 쓰여 그것이 어원이 되어 lyric이 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잠깐, 근데 이 모양새는 마치 우리가 여행을 가서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는 것과 매우 비슷해 보이지 않는가? 다시 말하자면, 시를 낭송하는 것은 당시부터 ‘노래’의 모습을 띄고 있으며, 노래의 노랫말은 당시의 ‘시’였다는 것이다. 다들 어느정도는 알고 있지 않은가, 시에는 음악적 요소가 있더라고...
한마디로 우리는 시를 낭송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씩 우리는 이적이나, 레이지본 혹은 다른 가수들의 가사들을 보며 시적이라고 이야기 하고들 한다. 아니다. 나는 그들이 시를 쓰고 낭송을 했던 거라고 생각한다.
시는 죽어가고 있지 않다. 다만, 시가 보는 것에서 듣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래서 electric six의 gay bar는 신난다. 모닝콜로 쓰고 있는데 아침마다 상쾌하다.


상쾌하다.












가 아니라, 시는 죽지 않는다. 우리는 시를 노래하고 이미 소비하고 있으므로.
詩라는 글자의 어원도 단순하게 언어의 집이 아닌 다른 해석을 들었었는데, 까먹어서 오늘은 여기까지(인데 아마 다음은 없을듯)... 그때 들은 바로는 대충 말(言)과 의미를 뜻해서 뭐 생각한대로 내뱉는 말인가... 그랬었는데...



덧(덧글보고 추가요) 우리는 이미 새로운 시의 형태를 듣고 있다. 물론 시에서 파생된 것들은 다양한 분야로 셀수 없이 뻗어가 그것을 우리가 소비하고 있지만, 나는 노래야 말로 시의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한 형태라고 생각한다. 고대 그리스로 따지면 현대의 우리는 시낭송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시의 죽음이 아닌 새로운 도약이라고 생각한다. 엄청 오래된 도약이지만....

덧2, 아무생각없이 지른 이 뻘글이 왜 이렇게 핫한가 봤더니, 이글루스 트위터에 링크가 되어 있군요. 걍 아무생각없이 지른글을 밸리발행한 제 책임도 있으니, 이렇게 된거, 이 포스팅을 완벽하게 만듭시다! 이글루스사람들이여, 저에게 힘을 주세요!

 

 

 

 

 

2012.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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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집으로

RomanticPanic 2017.10.19 06:24

무거운 공기. 목 조르는 햇빛. 멀미나는 노을.
토가 나올 것만 같다. 무거운 공기는 나의 가슴을 짖누르고, 미친 햇빛은 나를 천천히 열로 나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하늘에 떠 있는 노을빛은 가만히 있는 나에게 구토를 유발시킨다.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어 숨통을 틔우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차가운 바람이 싫은 나의 피부는 그것을 거절한다. 주인이 죽어가는 것도 모르는 체로.
가만히 누워서 죽음을 맞이하자니, 미친 햇빛이 나를 익혀 버린다. 그래서 약간 햇빛을 피해 앉아 죽음을 맞이하자니, 가만히 있는 내가 너무나도 답답해 보인다.
내가 꿈꾸는 삶이 이런 삶이 아니었는데. 이렇게 무료한게 아니었는데. 이렇게 맥앓이 없는 모습이 아니었는데. 일은 풀리지가 않고 혼자 무언가를 하자니 너무나도 능력이 없다.
꿈만 많은 인간은 노을빛을 먹고 산다. 활동의 끝나는 시간과 활동의 시간사이에서 그는 후회를 느낀다. 꿈을 이루려는 필사적인 인간은 형광등을 먹고 산다. 그는 노을빛을 먹은 적이 별로 없다. 다만, 어둠을 먹고 살 뿐이다. 꿈만 많은 게으른 인간은 언제나 남들의 활동의 끝나려는 시각에서부터 좌절감을 느낀다. 오늘은 내가 한게 뭐가 있지? 나는 열심히 살고 있나?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거지?
씁쓸하다. 무엇부터 해야될지를 모르겠다. 그는 오늘도 자신을 저주하고 하루를 저주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다. 잠잠한 이 세상을 한번 뒤집어라도 보겠다는 듯이. 하지만 너무나도 거대한 세상의 모습에 자신이 난리를 쳐봤자, 아무 득도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깨닫고는 다시 안으로 들어온다. 그는 집에서 울고 있다. 나는 왜 사는거지? 난 어떡해야 되는거지? 오늘도 아무 일도 없이 그저 인생만 축내며 하루를 보냈다. 뭐라도 해야겠는데,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를 모르겠다. 세상에 답이 없다하지만, 선택지만을 보며 답만 구하며 산 그에게 세상은 너무나도 어려운 주관식문제를 던졌다. 그는 여전히 집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물어뜯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비관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오늘도 똥만 생산했다.


이글루스 가든 - 영화 제목으로 글쓰기 15제

 

 

 

 

20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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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멈춰버린 사랑

RomanticPanic 2017.10.19 06:24

사랑은 언제나 한순간에 찾아왔다가 사그라든다. 하지만 그 사랑이 사그라들기 전에 사랑하는 무언가가 떠난다면 그 사랑은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 서버린다. 사그라들지도 않은 체 멈춰버린 사랑은, 그대로 먼지가 쌓이고 또 쌓여버리지만, 이내 떠오른 기억에 우리는 그 먼지를 닦아내고 그 사랑을 바라본다. 잊지 못할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그것을 두려워 한 많은 이들이나 많은 이야기들이 말했었다.
‘죽은 사람은 이기지 못해.’
멈추어 버린 사랑은 지독한 병이다. 가슴이 아프고 그리워지고... 도무지 잘 낫지가 않는다. 거기다가 그 목매임에 우리에게 그것을  계속 더듬고 더듬어 존재할 수 없는 것을 그리워하게 한다. 그리고는 세월에 무뎌져 가는 기억속에 자신의 환상을 조금씩, 조금씩 집어넣는다. 그래서 언제나 그 사랑은 아름다워보이고, 그 사랑은 자신만의 환상으로 가슴 깊히 상처를 입힌다.
심장을 쥐어짜는 슬픔.
그래서 언제나 끝맺음을 갖지 못한 사랑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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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교토타워야경

RomanticPanic 2017.10.19 06:24

 


디카 배터리가 다 나가서 급히 들고 있던 갤노트로 촬영했어요.
중간에 한번씩 타워 안에 불들 모두 꺼주는데, 정말 땅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느낌이었죠.
길다란 차들의 줄은 은하수처럼 보이고, 하늘은 그 어둠속에서 또 푸른 빛이 언뜻 언뜻 보였어요.
땅의 불빛들이 다 꺼지면 밤하늘이 저런 모양이라는데, 사람들이 밤하늘은 본따 땅에 그림을 그린것 같은 느낌이네요.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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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그녀의 작은 균열

RomanticPanic 2017.10.19 06:23

그녀의 기억에는 작은 균열이 있었어. 아주 작은 균열.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작은 균열이었지. 예를 들자면.. 그래! 밤에 불을 모두 끄고 스텐드에만 불을 켜 놓은 상태로 말야. 구멍 뚫린 종이를 스텐드 전등부분에 가까이 대면 그 작은 구멍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오잖아? 그치? 그래, 그것처럼 그녀도 그와 비슷했어. 아주 작지만, 어떤 형태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균열. 그런것 말야.
하지만 앞의 말처럼 사실은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었어. 사실 밝은 날에서 그런 균열은 아무것도 아니었거든... 햇빛에 가려 티도 안났으니까.
음... 잠깐, 잠깐... 좀 이야기가 멀리간거 같아... 음...그래, 다시 단순하게 말하자면 말야, 단지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었을 뿐이야. 그래, 그게 좋겠다. 그녀는 TV에 어느 배우가 나오면 그 배우가 남동생이라든지, 아버지라든지, 뭐 대충 이상한. 자기와 관계된 무엇이라고 그녀는 믿었던거지. 그래서 그녀는 가끔씩 TV를 보다가도 눈물을 글썽거리며 '피에로야, 너는 그래도 잘살고 있구나' 하고 중얼거리곤 했어. 조금 이상하지? 하지만 조금 더 이상했던 것은 그 대상이 조금은 특이할 때도 있다는 것이었지. 어느 날은 그녀가 TV에 나온 황제 팽귄을 보면서 자신의 동생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던 걸?
그래. 다시 말하지만, 그녀는 작은 균열을 가지고 있었어. 나는 그 균열 사이로 비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그녀는 균열을 가지고 있었지.
나와 그녀의 첫 만남 때도 그럤어. 글쎄 평소와 똑같이 길을 걷고 있는데, 지나가던 어떤 여자가 나를 보고 자신의 연인이 아니었냐고 하는게 아니겠어? 그때 내가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너도 생각해봐, 마냥 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와서 자신의 오랜 연인이 아니었냐고, 어디 갔었었냐고 울어버린다면 어땠겠냐고.
하지만 그날은 내가 너무 어두웠던거 같아. 그래서 그 균열 사이로 보이는 빛이 정말로 나의 세상 전부를 밝혀주는 것 같았어.
그래서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지. 평소라면 미친여자가 개소리하고 앉아있네 하며 지나쳤겠지만, 그날은.... 맞아.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는지도 몰라. 그래서 나는 그녀를 만났어. 그리고 이야기했지. 나와 그 연인이 닮았나요?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어. 당신의 옅은 갈색의 눈이 너무나도 똑같아요. 당신의 낮지만 귀여운 콧날이 너무나도 똑같아요. 당신의 와이셔츠에서 나는 향이 그와 너무나도 똑같아요. 그리고...
그녀가 잠시 숨을 골랐어. 나는 조용히 그녀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어. 그리고 그녀는 입을 열었지.
당신은 믿어주었어요.
순간 나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어. 도대체 무엇을 믿었다는 거지? 나는 그냥... 그냥 그녀의 손을 잡았던 것뿐이데...
하지만 그녀의 말에는 알 수 없는 깊은 무언가가 담겨 있었어. 그래서 나는 그녀에게 그때 홀렸던 것일지도 몰라.
하여튼 그 다음이야기는 이래. 나는 그녀와 사귀었어. 첫 만남 때부터 짐작하고, 아니 확신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정말로 특이한 사람이었어. 아니, 작은 균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지. 하루는 이랬어. 그녀와 데이트 도중 밥을 먹으러 가는데 아버지가 가게 앞에 있다는 거야. 아직 자신은 아버지에게 나를 소개할 자신이 없다고 하며 다른 가게로 가자고 했지. 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게 주변을 은근슬쩍 둘러보았어.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그녀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없었는걸? 그래서 밥을 먹다가 그녀에게 물었어. 아버지가 어디 계셨냐고... 그랬더니 그녀는 지금도 그 가게 앞에 아버지가 있다는 거였어. 그래서 나는 그 가게를 슬쩍 본 뒤, 다시 한번 물었지. 어디에 계셔? 하지만 그녀는 계속 그 가게 앞에 아버지가 있다고 했어. 그래서 슬쩍 다시 보려고 하니, 그냥 그녀가 손가락으로 가게 앞에 있는 조그마한 그네를 가르키는게 아니겠어? 그러면서 그녀는 그것이 아버지라고 했지. 그래서 순간 섬뜩한 기분에 혹시 귀신이 보이냐고 물어봤어. 하지만 그녀는 웃으며 아니라고 대답하고는 거기에 있는 흰 그네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말했지. 나는 순간 벙쪘지만, 그녀의 순진한 얼굴에 뭐라고 할 말이 없었어.
그때부터 그녀가 남들과 다른, 어떤 균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완전하게 느끼기 시작했어. 어느 날은 또 이랬어.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있는 도중에 그녀가 반가워하며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는 거였어. 나는 뭔가 싶어 그 누군가에게 시선을 돌렸지. 그랬더니 그녀는 작은 오리 조각에 인사를 하는게 아니겠어? 나는 처음에 순수한 여자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그녀가 점점 그 조각과 이야기를 하더니, 결국에 언성을 높여 싸우더라구. 그래서 물었지 무슨일이냐고. 그랬더니 그녀가 그랬어. 이 아이는 자신의 동생인데, 땅에 있고 싶어한다고. 하지만 이 녀석의 집은 하늘이라고. 하지만 땅이 너무 좋아 땅에만 있다가 바보 같이 굳어버렸다고 말야. 나는 동화같은 그녀의 이야기에 웃고 말았어.
하지만 그런 날들이 계속 될수록 나는 짜증과 거절대신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느꼈지. 그래, 나는 솔직히 살짝 미쳤었는지도 몰라.
이런 여자와 만나고 있고, 이런 여자를 이해해주려고 했다니. 당신도 글로 읽고만 있어도 떠오르는 그 장면들에서 무언가 많은 이질감을 느꼈잖아. 하지만 나는 그런 그녀를 실제로 만나니, 어땠겠어? 거기다가 그녀에게 흥미까지 느끼고 말야...
난 미쳤었나봐. 하여튼 나는 그녀를 계속 만났어. 그리고 그녀의 균열에 대한 정체를 파해치기 시작했지.
다시 스텐드로 넘어갈께. 사실 낮에도 구멍뚫린 스텐드 사이로 빛은 나오고 있어. 다만, 낮이 너무나도 환해서 그 불빛을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거지. 더 밝은 빛이 나오니까... 하지만 어두운 빛이 나왔다고, 그 빛이 그림자가 되는 것은 아니잖아? 그저 밝은 빛 속에서 빛을 못내고 있는거지. 하지만 밤이되면 세상은 어두워지고 빛은 점점 사라져 가.
그러면 계속 나오던 그 빛은 빛을 못내고 있던 그 빛이 아닌 밝은 빛으로 자리를 잡게 되지. 그때서야 그 종이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곳에 빛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지.
우리들도 마찬가지였어. 어려서 우리는 밝은 곳에서 있었지. 그래서 모든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모든 꿈들을 손에 쥘 수 있었어. 비록 그것이 나의 빛이 아니더라도. 하지만 늦든, 빠르든, 어둠은 찾아왔지.
어둠을 알아버린 사람들은 빛이 필요했어. 그래서 누구나 빛을 찾아 해매고 다녔지. 그래서 늦든 빠르든, 어딘가에 빛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 빛을 다시 찾았어. 뭐, 영영 못찾는 사람도 있었지만. 바로 옆에 있는 것도 모른체로 말야. 그것도 하나가 아닌 여러 개가.
하지만 그런 빛과 다른 빛도 있었어. 그녀는 그동안 항상 밝은 곳에 있었지. 그래서 아무도 그녀의 작은 균열을 알아보지 못했던 거야. 아니 사실은 균열이 없었는지도 몰라. 어둠 속에서 그녀는 빛을 바라보기 위해 균열을 만든 것일지도 모르지. 하여튼 어둠을 알고 난 후에야 그녀는 빛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 하지만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빛도 있었지. 당연하잖아?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아마도 없을 테니까. 그래서 그녀는 빛을 찾았지. 찾고 또 찾아봐도 그녀 주위엔 그 빛은 없었어. 아마, 그녀는 그 빛이 사라질 때 알고 있었을 지도 몰라. 돌아오지 않는 빛이라는 것을. 그래, 하지만 지독하게, 무언가를 지독하게 원한다면 가끔씩 다른 것들이 그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 그녀도 그랬던 거 같아. 그녀는 억지로 비틀고 쥐어뜯어 빛을 굴절시켰던 거 같아. 그래서 그녀는 그곳에서 빨간색도 찾았도, 주황색도 찾았고, 노란색도 찾았어. 초록색도 찾았고 파란색도 찾았지만, 미안하지만 보라색은 조금 놓친거 같네. 하여튼 그녀는 빛들을 찾았어. 어때? 이제 뒷이야기를 알 거 같아? 그녀가 보고 싶었던 것을 비틀어 그것들을 보았다고?

맞아. 그녀는 균열을 가지고 있었고, 그 균열사이에서 나오는 빛을 바라보고 있었지. 하지만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야.
나는 어두웠어. 밝게 살아가는 듯 했지만, 언제나 그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았지. 사실 생각하자면, 어두운 모습을 털어버리고자, 잠시 기운을 내봤던 것 같아. 아니면, 너무나도 불쌍해 보여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해 보여서. 나는 연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그 순간 나는 빛을 본거야. 어떤 빛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 그저, 이 어둠을 걷어낼 수 있는 빛이라면, 무엇이든 좋았던 거 같아. 그래서 그녀를 만났지. 나는 빛을 만나 세상이 밝아졌고, 행복했어. 하지만 이 빛이라는 게, 스스로 밝아지지 않으면 쓸모가 없더라고. 그걸 느낀게 겨우 어제였어. 그동안 그녀를 쭉 만나오며 밝았던 빛들은 나의 빛이 아니었지. 그래서 잠시마나 따듯하고, 세상을 볼 수는 있었지만, 곧 어둠이 다시 찾아왔어. 그녀는 알았어. 스스로도 자신의 균열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 스스로도 모순이 되는 세상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세상은 모순덩어리잖아? 그래서 그녀는 약간은 안심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보는 눈이 달랐지. 나는 세상이 모순덩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나는 세상이 규칙에 의해, 법칙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나는 모순은 엉터리 녀석들이 자신들의 규칙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라고 말했었어. 그랬더니, 그녀는 웃으며,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넌 가려낼 수 없다고 이야기 했지. 그래서 너는 모순 중에 하나라고 말했어.
그래서 나는 다시 그녀의 손을 잡았어.
그리고 이야기했지. 아니, 너야 말로 나를 바로 똑바로 볼 수 있을 때, 너의 모순이 끝나지 않겠냐고.

 

 

 

201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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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 ->2. 고등학교 이야기 ->2. 이미 잊은지 오래 ->1. 모카케이크 -> 3.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새벽녘에 개운함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어둑어둑한 불빛으로 언뜻 보이는 시간은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그의 의지에 반한 그의 몸은 지금의 개운함을 잊지 않으려는 듯이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길 거부했다.
‘늙어서는 잠이 없어진다는데, 그게 딱 내 꼴인가.’
그는 스스로에게 비웃음을 날리며 샤워실로 향했다.
이렇게 된 거, 일찍 준비해도 나쁘진 않으리...
하지만 상쾌함도 잠시, 물줄기 사이로 나오는 습한 기운이 그의 개운했던 몸을 눅눅하게 만들어버렸다.
‘사실 혼자라는 건 매우 쓸쓸한게 아닐까.’
조용한 새벽의 시간 탓일까, 물줄기 사이로 느껴지는 따듯함이 그가 혼자라는 사실을 더욱더 깊이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내, 그것이 독처럼 온몸으로 퍼지기 전에, 그는 그것에서 발버둥치려는 듯, 얼른 물줄기를 닦고 거실로 향했다.
이런 답답한 마음이 새벽의 상쾌한 공기와 맞닿으면, 기분따위 쉬이 날려버리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에게 더욱더 고독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 새벽녘의 어두운 파란 하늘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아무도 없는 세계를 떠올렸고, 그 세계를 군데군데 작게 비추는 주황색 불빛들은 그 세계를 오히려 더욱더 쓸쓸하게 만들었다. 그 온기가 가득할 것만 같던 주황색 불빛사이에도, 따듯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두운 거실에 홀로 서있는 그에게, 불어오는 차가운 새벽녘의 바람이 그의 온몸을 한번씩 훑고 돌아다니며, 몸에 남아 있는 작은 온기마저 빼앗으려는 듯이 그에게 강하지만, 섬세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몰아쳤다.
그 순간. 그는 고독한 슬픔에 젖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혼자라는 건.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쓸쓸한 고독(苦毒)이었다.
온기. 그에겐 그것이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1. 조금이나마 온기를 느끼려는 듯 커피를 따라마셨다.

2. 고등학교 앨범을 펼쳤다.
3. 하지만 애써 무시하고 회사로 출근했다.
                                                                          

 

2012.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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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2
윤리가 깨져버린 세계, 이곳은 유토피아.
과학의 진보가 인간들의 윤리를 넘어선 세계.
과학을 제제하던 법과 윤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세계.
과학이 인간들에게 준 자유는 모든 윤리와 법으로부터 인간들을 벗어나게 하였고, 그의 보답으로 인간들은 과학에게 법과 윤리로부터의 제제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얻게 된 자유. 그리하여 얻게 된
                                                모든 자유.
인간과 과학은 모든 제제에서 벗어나 하나의 멋진 유토피아를 탄생시켰다.

아주 재밌는 유토피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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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0/2
인간들은 언제나 겪어보지 못한 죽음을 두려워했다. 언제나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 했고, 자신의 죽음에 자신의 존재의 소멸까지 두려워했다. 그래서 과거에는 자신의 존재의 소멸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인간들은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에 힘을 썼고, 그 힘 중 일부분은 심하게 어긋나,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진원 박사의 실험들은 그 모든 쓸데없는 두려움들을 없애주었다. 인간은 불로불사의 존재가 되었고, 결국은 평생을 죽지도 않고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래 평생. 이 세상에 종말이 오기전까지……. 그들은 평생, 자신의 존재에 대한 소멸의 걱정을 잊고 살아갈 것이다.
과학은 인간들을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 물론, 인간이 사랑하는 애완동물에게까지도 말이다. 하지만 윤리는 없었다. 인간이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진화하는 과학은 인간이 그곳에 어떤 윤리를, 어떤 법을 넣어야 하는지도 모르게 되었다. 그래서 그 덕분에 죽지 않는 사람들은 화가 나거나, 심심할 때 사람을 칼로 쑤시거나, 총으로 아무거리낌 없이 사람을 쏴 버렸다. 뭐, 어때. 어차피 죽지 않는데 뭘…….
그리고 3042년. 소행성이 달에 충돌해, 달이 지구로 떨어졌다. 발달된 과학의 힘은 달을 우주에서 모두 분해시켜 버렸지만, 일부 오류로 인해 14지구에 달의 파편이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덕분에 14지구는 고립이 되었고, 6개월씩이나 모든 자원의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일어났다. 6개월. 그 길고 짧은 시간동안 14지구에서는 인육이 유행하였다. 배고픈 14지구 사람들은 자신의 살과 타인의 살을 뜯어먹었다. ‘뭐 어때, 죽지도 않는데 뭘.’하고.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은 그때 그 일로 인해 터져버렸다.
쿠루병(Kuru).
인간이 인간의 뇌를 먹음으로써 생기는 병. 카니발라이즈(인육을 먹는) 풍습이 사라짐과 동시에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질병. 
쿠루병에 걸린 사람들은 뇌에 구멍이 뚫리고 운동장애와 무력감이 미칠 듯이 몰려왔다. 그리고 얼굴근육의 장애로 인해, 그 아픔과는 상반되게 질환자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 질병이 14지구를 뒤덮었다. 하지만 원래 쿠루병 환자가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3년 사이에 죽는 것과는 달리, 불사의 몸을 갖은 사람들은 단지 뇌에 구멍과 얼굴과 몸의 근육장애만이 그곳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뇌에 구멍이 뚫린 그들은, 정상적인 인간들과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그들, 괴롭지만 얼굴근육장애로 웃고 다니는 그들.

우리는 그들을 가르켜 ‘행복한 인간’이라고 불렀다.


                                                                                        
요즘 글을 안쓴지도 오래되었고, 공모전에 도전했다가, 떨어진 소설이 약간 아쉬워 조금씩 수정해서 내놓을 생각입니다. 얼마나 수정할진 모르겠지만, 거의 원본과 똑같게 될듯합니다. 낙방한 소설 시작합니다.!

 

 

20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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