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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W가 그랬다.

RomanticPanic 2017.10.19 06:20

W가 그랬다.
자신의 좌우명은 '(나는 나 스스로를)매 순간 순간을 스스로 창조하며 산다' 라고.
그래서 W는 항상 자신이 쓰래기를 줍는 그 한 순간에도 그 행동이 자기 자신을 만들고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W는 그래서 지금 이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자신은 후회가 없다고 했다. 왜냐면 W는 항상 매 순간순간을 자신을 위해 자신을 만들어가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W가 개인주의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W는 항상 자신을 만들어가며, 자신의 행동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며 살아갔다.
생각해보면 W의 말이 맞았다. 힘들 때라도 W는 항상 한걸음 한걸음 작은 보폭이라도 걸어나아갔다. W의 나비효과 같은 생각은 W를 더 재밌고, 후회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가끔씩 생각한다.
매 순간 순간마다, 그 행동들에 의미를 두고, 후회없이 그렇게 산다는 것은.
항상 W는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죽음과 같이 지내는게 아닐까하고.
그렇다고 W가 항상 의미를 두고 산 것은 아니다. 하지만 W는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삶과 죽음. W는 삶속에서 그 정반대인, 혹은 그의 일부일지도 모르는 죽음과 같이 살아갔다.
나는 이렇게나 W처럼,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가끔씩 비오는날 심하게 씁쓸해진 기분을 느낀다.
꼭, 비가 오는 흐릿한 날에, W가 그의 삶과 혹은 죽음과 함께 사라져버리는게 아닐까 하고

 

 

201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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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차가운 겨울비, 카페

RomanticPanic 2017.10.19 06:20

비가 질척거리며 내리는 어느 오후의 날이었다. 그날도 나는 어제와 같이 손님들을 맞으며, 추운 겨울날의 비가 얼마나 지독한지 손님들이 달고오는 차가운 빗방울 사이로 느끼고 있었다.
“밖이 많이 춥죠...?”
이 때가 아니면, 춥다는 말이 이렇게나 따듯하게 들려올 수 있을까. 나는 그들에게 그들을 위해 말려둔 작은 수건을 건네며 웃었다. 그러면 그들은 카페의 온기에 만족한 것인지, 수건에 만족한 것인지 항상 이맘때면 나의 수건을 받으며, 밝게 웃어주었다. 그러고는 그들은 유자차나, 모과차를 시키기도 했다. 아마 이 날이 제일 유자차가 잘나가는 날이 아닌가 싶다.
하여튼 이런 차가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는 차라리 차가운 빗방울을 맞이한 손님들이 비에 젖어버리는 것을 포기한 체, 그저 따듯한 티 하나와 난로의 온기를 느끼며, 몸을 녹이길 바랬다. 그러다보면, 그들은 이 어중간한 시간에 녹아 잠시나마 여유를 취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런 경계가 모호한 날들은 이때가 오후 5시인지, 오후 3시인지 그것을 분간하기가 힘들었다. 똑같은 어두운 하늘에, 그렇다고 아주 어두운 것도 아닌, 빛이 있는 하늘. 그래서 이런날 찾아온 손님들은 대부분이 시간에 잘 녹아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그냥 포근하게 이곳에서 잠시 회색빛 세상에 취해 앉아 있길 바랬다. 이 어둑어둑한 세계에서 카페의 조그마한 불빛은 그들에게 작은 온기였으니까... 나는 틀림없이 방황하고 있는 그들에게 작은 쉼터 같은 공간이 되고 싶었다.


이런 날엔, 창밖으로 느껴지는 회색빛 세상 속에서 노란 우산이, 혹은 빨간 우산이 가끔씩 눈에 박히기도 했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역설적이고 매혹적여서 가끔 주문을 받다가도 그들을 지켜보곤 했다. 원래 푸르렀던 지구에 색을 앗아가 놓고는, 그 색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 원색의 유혹. 하지만 마냥 그것들을 지켜볼때면, 사실 난 회색빛 세상에서 가장 어울리는 희망의 색이 노랑 아니면 빨강이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오늘도 따듯해진 공기속에서 커피잔을 들고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노랑, 파랑, 초록, 빨강...


딸랑
맑은 종소리는 손님을 가리켰고 손님들은 우산을 써도 비를 피하지 못했는지, 한사코 문 앞에서 자신의 옷을 털고는 카페로 들어왔다. 마치 자신의 아지트가 더럽히지 않으려는 듯이.
행복했다. 그래, 나는 이런 오후의 시간을 사랑한다. 나의 포근함과 따듯함이 보이는 곳. 질척한 바깥과는 다르게 나의 연인이 없어도, 마음마저 따듯해지는 공간.
그래서 나는 이 시간, 이 공간을 사랑했다.
이런 날에는 투명하고도 따듯한 재즈를 틀어 놓고 노란 불빛에 기대어 창밖을 본다. 저 멀리서 빨간색 우산이 이곳을 향해 걸어온다. 우산이 여자를 다 감싸주지 못하는 듯 여자의 머리끝은 조금은 젖어있었고, 차가운 바람에 볼은 발갛게 달아올라있었다.
딸랑
나는 조용히 그녀에게 수건을 건네주었고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수건을 받아 머리에 물기를 닦았다. 그리고는 그녀가 베시시 웃으며 말했다.
“역시 이럴땐, 가끔씩 저처럼 이런 곳에서 방황하고 있을지 모르는, 가 생각이 나네요.”

 

 

201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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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사랑

RomanticPanic 2017.10.19 06:20

사랑, 사랑이 하고 싶다.

사랑. 그건 언제나 이런 쌀쌀한 날씨에 나를 잡아 이끄는 욕구 중에서 따듯함을 제치고 손을 가장 먼저든 욕구중 하나다.

사랑. 그것을 내가 계속 갈망하는 이유는 사실 사랑을 재대로 못해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부족한 경험으로 '사랑'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랑은 내가 그동안 얻지못했던 나의 심연적인 쾌락일 수도 있으며, 육체적인 쾌락일 수도 있다.
나의 상상력은 따듯한 사랑부터, 열정적인 사랑, 차가운 사랑, 재미있는 사랑. 그 모든 것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아마 그래서 나는 사랑을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것을 재대로 못해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분명히.
언제나 사랑에 빠지는 계기는 무언가 결여된 상태에서의 사람을 만나니까...
당신을 알아가는 재미부터 당신의 단점을 이해하는 재미까지. 다양하니까. 분명 나는 그 사람을 다 알고 나서는 사랑을 못할지도 모른다. 너무나도 이성적이 되어버리니까.
알지 못할때는 무지를 '사랑'이란 감정으로 채워 당신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해를 하고 당신을 알게되면 그 앎이 감정으로 치장되어 있는 무지를 슬그머니 잡아먹어 버린다.
만약 내가 당신과 매우 친한 사이에서, 당신과 평생 알아온 내가 당신과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다. 마찬가지... 아아무리 친하다해도, 사람이 사람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되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럼 또 웃기다. 사람이 사람을 다 알 수 없는데 왜 해어지는 걸까. 역시 핑계일뿐이다.

역시나 다시 생각해보니 언제나 나는 '사랑'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감정을 육체적으로 변화시켜놓고선 오히려 감정으로 느끼려 하고 있기 때문에, 배고픔을 알아 먹는 쾌락을 알아버린 것처럼, 외로움으로 비틀어져 봤기 때문에 '사랑'을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혼자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빈자리의 허전함을 너무나도 진하게 느끼고 있을수록 우리는 사랑을 꿈꾼다. 하지만, 언제나 그 사랑은 끝내 내가 사랑했던 '사랑'과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나, 많은 실망과 순간의 만족을 준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아마 난 한번도 깊은, 좋은,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이런 말을 짓껄이는지도 모르겠다.

 

 

 

 

201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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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쫒는 너에게.

RomanticPanic 2017.10.19 06:20

내가 말했지 꿈을 쫒는 너의 모습은 정말로 예쁘다고
네가 꿈을 쫒을때마다 꿈을 쫒아 달려갈 때마다, 그 꿈이 다가가때마다 너는 점점 예뻐지는 것 같다고.
하지만 너는 언제부터인가 나의 이 말에 강박관념을 가지게 되었어.
마치 네가 꿈을 쫒지 않으면 안 예뻐진다는 것 처럼. 추녀가 된다는 것처럼.

너는 내가 한 말을 잘 기억하고 있었지.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을 탈 때 제일 예쁘고, 박정현은 노래부를 때 제일 예쁘다는 거. 그런 거 말야.
자신의 꿈을 쫓으며 그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이 나는 너무나도 예쁘다고 했었지. 그래서 내 이상형이 그런 빛나는 순간의 사람이라고 했었어. 아니, 빛이 나는 사람.
하지만 니가 중간에 그것에 지치고 포기한다고 해서 난 네가 싫어지는게 아냐.
넌 못생겨 지는게 아냐
너는 이미 예뻐져있는걸? 너의 꿈을 포기했다고, 너의 꿈에 지쳤다고, 너의 꿈에 질렸다고, 너의 꿈을 잠시 그만둔다고 해서.
그동안 예뻐진 네가 사라지는게 아냐.
자신감을 가져.

넌 이미 충분히 예뻐져 있으니까.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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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케이크

RomanticPanic 2017.10.19 06:17

하얀 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그날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하얀 눈과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트리로 세상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 날을 생각하자니, 그 날이 크리스마스인건지, 아니면 그 전인 건지, 혹은 그 후인건지 잘 기억은 나지는 않았으나, 대충 어딘가의 크리스마스 속에 내가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 소녀를 발견했다. 아름다운 소녀. 나와 눈을 마주치자, 소녀는 방긋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
하지만 힘이 달리는지, 내가 있는 곳까지는 그 말이 전달되지 못했다.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것 같다고 말하는 거겠지…….’
그럴 것이다. 지금이 크리스마스 전이라면, 혹은 오늘이 크리스마스라면... 대충 그런말을 했을 것이다. 그래, 그래서 소녀는 웃고 있는 거겠지.
나는 소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소녀는 로맨스를 탐하는 존재니까. 그러니까 그런말을 사랑한다. 그래, 당연한 이야기지..
나는 소녀를 다시 처다보았다. 소녀는 뭐가 좋은지 계속 실실 웃으며 발그래진 볼을 밝히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다시 말했다.
“케이크 너무 좋아!”
“……엥?”
그 순간이었다. 그동안 하얀 눈이라고만 생각했던 흰 물체는 생크림이 되어 세상을 뒤엎었고, 세상은 철퍽철퍽 소리와 함께 묻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나를 향해 엄청난 크기의 무언가가 덮쳐왔다.


‘……제가 만든 케이크에요.’
그녀는 수없이 이 말을 연습했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것 같은 말이었어도 그녀에게는 엄청 조심스럽고, 엄청 부끄러운 말이었다. 예전의 그녀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어울리지 않는 고민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심각했다. 만약 그가 필요없다고 하면 어쩌나, 왜 만들었냐고 하면 어쩌나, 맛이없다라고 하면 어쩌나, 혹은 그럴리는 없겠지만, 맛있다라고하면 어쩌나...
그녀는 별 말도 안되는 상상을 계속 곁들이며 그 대처법을 상상했다. 하지만 그래도 떨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어쩌지? 혹시 이 케이크 모양이 이상하다고 하면 어쩌지?’ 이상한 고민 하나에도 그녀의 머리는 터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언니! 이거 파는 거 맞아? 왜케 맛이 없어?!”
어린 소녀가 가리킨 그곳엔 그녀가 고민하던 케이크가 뭉게져 있었고, 어린아이는 못 먹을 것을 만졌다는 듯이 땅에다 대고 ‘이건 지지야, 지지.’라며 케이크 묻은 손가락을 비비고 있었다.
다 큰 소녀는, 아니, 그녀는 화가난 듯이 말했다.
“예은이 너~!”
 그녀의 원래성격을 찾은 듯, 그녀는 씩씩하게 그리고 어느 차가운 도시의 따듯한 아녀자처럼 작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거 내가 만든거란 말야!”
“히힛 어쩐지...”
그녀의 외침에 어린 소녀는 웃음으로 답해주었다. 그녀의 화난 표정은 상관 없다는 듯,
역시나 가끔씩 오는 이 작은 꼬마 손님이 오늘도 일을 저질러 버린 것 같다.







……뭐, 어쩔 수 없지 뭐.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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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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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묘년에 꾼 토끼꿈.

RomanticPanic 2017.10.19 06:16

엊그제 참으로 이상한 꿈을 꿨어. 두 꿈이 이어진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한꿈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꿈이었지. 일단 꿈이 두개라고 생각하고 말해볼께. 첫번째 꿈은 내가 토끼를 기르는 꿈이었어. 아주 작고 귀여운 토끼. 나는 그 토끼를 엄청 좋아했지. 매일같이 밥을 주고 쓰다듬으며 길렀으니까말야. 그러던 도중에 갑자기 지하철을 타고 가는 일이 발생했어. 어쩐지 그날따라 토끼가 내손에 없더라? 조금 허전한 기분이 들었지. 그런데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지하철이 멈춘거야. 그리고 누군가가 말했어. 아니, 내 느낌이었지. 무언가가 지하철에 갈린거야. 그래서 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 
웅성웅성. 
무언가가 분명하게 지하철에 갈려 죽은거야. 나는 멀리서 그 사람들이 몰려든 것을 보고 있었어. 그러다가 그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지. 그리고 그 순간 느낌이 왔어. '나의 토끼가, 나의 사랑스러운 갈색토끼가 갈렸구나..' 나는 멍하게 모여든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쪽으로 걸어갔지. 하지만 그곳에 다다르기전에 내발이 무언가 작은 돌멩이 비스무리한 것을 밟았어. 그때 직감적으로 느꼈지.
'이건 내 토끼의 머리네?'

그리고 그 꿈은 끝이 났어. 




그리고 시작된 그 다음꿈은 아무도 나가는 길을 모르는 빌딩에 나와 내 동료들이 있는거야. 이 미로같은 빌딩 꼭대기를 올라간 사람은 이곳을 나갈수 있다는 이상한 확신이 드는 이상한 꿈이었지. 그것도 나뿐만이 아니라 모두. 하지만 다음층을 올라가는 길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미로같아서 아무도 길을 찾지 못하는거야. 하지만 여기서 그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지.
꼬마아이.
우리 일행이 아닌, 이곳에 살고 있었던 아이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머리는 그 설명을 듣지 않고도 이미 알고 있었더라구.
여튼 꼬마아이는 나를 무척 따랐어. 그 꼬마아이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었지. 그리고 왠지 나는 이 꼬마아이를 소중히 대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묘하게 우리 둘 사이에는 무언가가 존재하고 있었지. 여튼 그래서 나는 아이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을 인도했어. 이상한 곳에서 길이 나오고, 복잡하던 곳이 단순해지고. 우리는 점점 한층, 한층을 올라 위로 올라 갈 수 있게 되었어. 그러던 도중에 다른 일행을 만났지. 그런데 그들은 매우 호전적인 사람들이었어. 그들은 우리의 행동을 말리고, 다음 길을 물으며, 안가르쳐주면 죽일듯이 대했지. 나는 직감적으로 우리가 더 먼저 올라가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 그들이 우리에게 해꼬지를 할 것을 알고 있었지. 그래서 도망쳤어. 그리고 그들을 피해 다음층으로 갔지.
파란하늘이 거대한 창문을 통해서 보였던 걸로 기억해. 그래서 우린 거의 마지막에 다왔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꼬마아이의 인도에 따라 우리는 어느곳으로 향했지. 그 아이는 그곳에 다음층으로 가는 길이라고 했어. 그래서 문을 열었지. 그 안에는 와인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는 하나의 방이 존재하고 있었어. 아주 어두운 곳이었지.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건 어두운 와인빛 뿐만이 아니었어.
찢어진 토끼그림.
찢어진 토끼의 부위에는 내장그림이 그려져 있었어. 마치 따로 분리된 발과 그 뼈와 힘줄을 그려 오려놓은 것만 같았지. 그런 그림들이 방 구석구석에 토끼가 먹이를 착각하고 폭탄이라도 먹은 듯이 퍼져서 있더라구. 그리고 깨어났지.


그런데 깨어서 처음 든 생각이 그 빌딩의 분위기가 내가 옛날에 자주 꿨던 꿈에서 나온 빌딩의 분위기와 매우 흡사하다는 거야. 그리고 잠시 후에 든 두번째 생각은 그 길을 안내하던 꼬마아이의 분위기. 그 느낌은 첫번째 꿈에서 내가 애정을 쏟아 기른 그 토끼와 똑같다는 거였지.
어때? 이 꿈이 무엇을 말해주는 거라고 생각해? 그냥 개꿈일까?

 

 

 

 

 

2011.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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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나는 푸른 바다가 보이고 검은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신비한 곳에서 왔어. 이곳은 민들레 내음이 마치 달콤한 꿀의 향기로 느껴지는 듯한 곳이었고, 붉은 노을은 순간 매력적인 세상으로 만들어주는 전등역할을 하는 곳이었지.
때때로 추위와 숨막히는 더위에 이곳을 잠시 떠날까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만, 그때마다 찾아오는 따듯한 사람의 향기, 고된 노동 뒤에 오는 개운한 기분이 나를 붙잡았어.
하지만 너는 아닌 것 같아. 너는 이 곳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걸?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나는 예전부터 이 말을 하고 싶었어. 그리고 대답도 듣고 싶었지. 너는 이 세상을 나와는 다르게 느끼는 것 같아. 뭐 당연히 그렇겠지. 너와 나는 태어난 곳이 다르고 살아온 곳도 다르니까. 나는 이 곳에서 새롭게 느낀 것들이 많아. 이곳엔 많은 것들이 존재했고, 살아있었고, 서로 느끼는 것도 달랐어. 그동안 내가 생각해왔던 세상과는 무척이나 달랐지. 아마 우리별에서만 내가 지내서 그랬는지도 몰라.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별에서 느끼는 것들이 세상의 있는 모든 것들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야. 뭐, 그동안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였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알게 되었어. 살짝만 나와도 이런 별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야.
그래, 그래서 물을께.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어느 별에서 왔기에 그러는 거야.
너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어. 그렇지? 그런데 정말 태연하게 가더라구. 뭐, 너의 냄새도 한 몫을 했겠지만 말야. 하지만 우리별에서는 그건 조금 심한 행동이야. 그런 시선엔 아무도 견딜 수가 없다고. 아니 견뎠던 것은 특별한 종이었지. 아니면 특별한 것이 허락된 종이거나. 하지만 너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아니, 혹시 모르지 넌 특별한 종이었을지도. 하지만 내 눈엔 너는 똑같았어. 나와 똑같았지. 전혀 다른 별에서 태어난 거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알아. 너도 두려움에 떨었다는 거. 하지만 너는 너무 태연했어. 너는 느끼지 못했어? 그 참기 힘든 냄새와 올라오는 구역질을.
뭐, 아니라면 어쩔 수 없고.
그래도 정말 궁금해. 너가 살아온 별에 대해서.
왜냐고? 알잖아, 왜 그러는지. 너는 그날 흥분하지도 않았어. 흥분하지도 않은 체로 그저 묵묵히 그것을 들고 새로운 별의 인종에게 선물했지. 조금 방식이 과격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너의 별에서 주는 방식이라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그래도 세상에 통용될 수 없는 무언가라는 게 있어. 이 전 우주를 통틀어서 말야. 아닌가, 이 별에만 존재하는 거였나... 아 몰라 하여튼 이 별에는 그것이 확실하게 있었어. 그러니까 너는 잘 살펴봤어야 했다구. 너의 방식이 혹시 그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고 말야.
알잖아 그 이 별에 있는 개미라는 녀석에게 물을 선물한다고 물 한바가지를 부어버리면 안되는 것처럼. 그래, 너도 그런거 같아. 넌 조금 심했다고.
응? 나? 나였다면 그 선물의 방식이 조금 달랐지 않았을까. 그래, 너는 조금 심했어. 그래서 나는 궁금증이 조금 들기 시작했지. 알잖아 가끔씩 선물을 줄때 장난치는 녀석이 존재하는 거. 나는 네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것도 도를 넘어선 장난을 치는 녀석이라고. 그래서 물어보는거야. 너는 어디에서 온 거야? 너의 쪽은 다 그래? 아니면 설마 진심으로 그런거야? 아아, 알았어. 넌 정말 녀석이 싫었던 거구나, 그래서 표현이 그렇게 되었던거고. 맞지? 아니야? 그러면 장난은 조금 심했는데... 잘 생각해봐. 이곳에 사는 녀석의 정보를 처리하던 곳이 없어져 버렸다고. 너가 뭉게버린거야. 그건 매우 심한 장난이지. 아직 이 별에 사는 녀석들에게 그게 복구가 되는 매체인지, 아닌지 물어보지도 않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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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RomanticPanic 2017.10.19 06:14

 

 

청아한 가을하늘에
타는 듯한 차가움이 찾아올 때면
단풍은 차갑게 녹아버린다.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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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어여쁜 아가씨

RomanticPanic 2017.10.19 06:13

나는 요새 버스정류장에서 한 어여쁜 아가씨를 가끔씩 보게 되었다.
그녀는 어쩔 때는 서서, 어쩔 때는 앉아서 버스를 기다렸는데, 그녀가 기다리는 버스는 항상 내가 타는 버스보다도 늦게 왔다. 가끔씩 이곳에서 계속 마주치다보니, 처음엔 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인가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녀는 나보다 먼저 버스를 타지 않았고, 내 버스는 언제나 그녀의 버스보다 일찍 이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래서인지 내 머릿속에는 언제부터인가 그녀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던 봄바람이 겨울의 추위를 녹이던 봄과 겨울의 미묘한 경계의 날. 언제나처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내 앞에 또 그녀가 나타났다. 오늘도 그 어여쁜 아가씨는 어느 때와 같이 버스를 기다렸다.
서서 기다리다가, 다시 또 앉았다가, 다시 버스를 바라보는 듯 하더니만 어느새 고개를 돌려 먼 곳을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이 어여쁜 아가씨는 몇 번 버스를 타기에 이렇게 매일 기다리고 있냐고…….
겨울바람이 약해져서인지, 아니면 봄바람이 살랑였는지, 나는 그날. 그녀가 버스를 타는 것을 보기로 했다. 어차피 버스는 대부분 30분 안에 오니까. 엄청 늦어봐야 30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다렸다. 그러기를 30분. 그녀가 탈 버스는 오지 않았다. 버스가 아니라 차를 기다리는 건가……? 나는 약간 의아해하며 계속 그녀가 탈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기를 1시간. 그녀가 탈 버스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나는 이곳에 오는 버스 번호를 다 머릿속에 떠올려보았지만, 그 버스들은 이미 이곳을 한번 이상 왔다 간 버스들이었다.
또 다른 버스가 있는 걸까. 새로운 노선이 추가 된걸까.
나는 한시간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혹시 차가 올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다시 한시간이 지나도 그녀가 기다리는 그 무언가는 이곳에 오지 않았다. 
아직 봄이 완벽하게 오질 않았는지, 나는 불어오는 추위에 손을 싹싹 비비고는 킁하고 밀려오는 콧물을 다시 콧속 안에 집어넣고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저기, 킁. 아까부터 뭘 기다리세요?”
약간은 주제넘은 질문일지도 몰랐지만, 그녀는 내 질문에 살짝 놀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인연을 기다려요.”
무척이나 청아한 목소리였다.
“인연이요?”
“네. 그 있잖아요,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오는거.”
그녀는 인연을 기다린다고 했다.
인연.
그녀는 너무나도 영화와 소설을 좋아했다. 그래서 영화와 소설들을 매일같이 끼고 살며, 매일을 보냈었다. 언제나 그녀의 가방에는 소설책 두세권이 들어 있었으며, 그녀는 틈만 나면 소설책을 꺼네, 그 세계에 푹 빠지곤 했었다. 집에서는 언제나 밤중에 영화를 보며 울먹이거나, 웃거나, 무서워 벌벌 떨기도 했으며, 밖에서는 친구들과 영화이야기나 소설의 내용을 주제를 안주삼아 분위기에 취하곤 했다.
하지만, 어느덧 모든 이야기가 지루하게 느껴졌을 때. 어떤 이야기를 읽고 보아도 무언가 텅 빈 상태가 지속되었을 때.
그녀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했다. 스스로 공황상태에 빠져, 자신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떠올렸다고 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아무 것도 없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꿈, 미래, 행복... 그 무엇 하나 없었다고 했다. 아니, 남아있는 것은 갈망. 소설속이나 영화 속의 세계에 대한 갈망만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매우 침울했다. 소설속이나 영화 속의 이야기는 어차피 만들어진 이야기일뿐. 그녀 앞에서는 그 어떤 소설속의 이야기나 영화 속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슬프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니, 슬픈 것은 잠시. 일반인의 대열에서 보통사람처럼 살았다고 했다. 어차피 자신은 어느 소설속의 주인공도 아니기에. 그저 포기를 한 체로, 일반인들과 똑같이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할 수 없었다. 자신의 단 한번뿐인 삶이. 그렇게 푸르죽죽하게 없어지는 것은 너무도 싫었다. 보통사람들처럼 살기 싫었다. 자신도 한번쯤은 영화 속의 여주인공이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발로 뛰었다.
언제나 가만히 자신의 삶을 받아드리기는 너무도 싫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시간이 날때마다, 바깥을 돌아다니며 여러사람들을 만나고 여러사람들과 친해지고 여러사람들과 웃는 일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어느덧 그녀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흥미가 떨어지고, 오히려 쓸쓸함만을 느끼며 그들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디에도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는 없었으니까. 어디에도 그 소설 속이나 영화 속의 이야기들이 벌어지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그녀는 그들과 멀어져 버렸다. 아주 짧은 시간에 그녀는 사람들에게 질렸고, 사람들에게 실망했다.
그녀는 절망했다.
‘나는 소설속이나 영화 속의 주인공은 될 수 없는걸까.’
그녀는 한참을 울었다고 했다.
그렇게 울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이틀을 보내고 삼일째 보내는 순간.
엄청난 허무감이 밀려들어왔다고 했다. 그리고 뒤 이어서 쓸모없는 삶을 보냈다는 자괴감까지.
하지만 그녀는 무너질 수 없었다. 왜인지 모르게 나약한 자신이 미웠다. 아니, 싫었다. 그녀는 이렇게 허무한 아무 것도 없는 자신과 그리고 그 삶에 증오를 느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까지 증오를 할 수만은 없었다. 언제까지나 이야기를 그리워하며 슬픔에 빠져살 수는 없었다. 언제까지나 자신의 삶을 허무하게 놔둘 순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현실과 타협했다. 그래서 그녀는 조그마한 포기를 배웠다. 그래서 그녀는 조그맣게 포기했다. 아주 조그맣게.
포기는 현실과의 타협의 끈을 만들어주었다.
일반인이 뭐 어떠랴, 그곳에서 행복만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나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게 아닌가 하고.
그곳에서 내가 조금이라도 만족을 할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웃으며 따듯하게 살아갈수 있다면. 그것이 내 작은 삶의 행복이자, 정말로 행복한 삶이 아닌가 하고.
그래서 그녀는 그것을 포기했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는 기분으로 마지막으로 이곳을 왔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이라 그런지. 훌훌 털어버린 마음이 아직 남아있었는지,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와 만난 것이다.
그리고 나와 이야기를 한 것이다.
나에게 그녀가 바랬던 그 많은 이상들과 그것을 포기함으로써 얻게 된 작은 여유와 행복을 이야기 한 것이다.
어느새 카페에 앉아서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포기하지마세요. 단지 그것을 약간 미뤄두세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당신을 위한, 당신의 봄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때를 기약하고 잠시만, 아주 잠시만 미뤄두세요. 그리고 당신의 봄날에. 당신이 바라던 행복을 피우는게 어때요?”
그녀는 눈물을 쏟았다. 그녀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을 막았다. 하지만 눈물은 그녀의 손을 타고 팔목을 지나 팔꿈치로 향해 흘러내렸다.
“아무도, 아무도 그 꿈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어요. 아무도, 아무도 나에게 그 꿈이 올꺼라고 말해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하지만 당신은 틀리네요. 틀려요..”
그녀는 울고 있었다. 고요하고도 조용하게. 하지만 그 슬픔은 마주보고 있는 나를 지나 이 공간 전체에 퍼져버릴 것만 같이 강했다.
“아뇨. 다른거죠. 누구나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나, 소설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다 똑같은 걸요. 영화 속 주인공이나, 소설 속 주인공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살펴보면 지루한 나날들도 있었고, 바보 같은 짓도 많이 했을꺼에요. 하지만 언제나 이야기는 단편적인 것들만을 보여주죠. 그것도 가장 재밌거나, 가장 흥미를 끄는……. 아마도 당신에게 올 봄날도 훗날 떠올린다면 아마도 그들의 단편적인 이야기처럼 멋지고, 아름답고, 달콤하지 않을까요? 저는 다르게 생각한거에요.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고, 자신이 조연이고, 자신이 엑스트라로 있는 이 세상 사는 우리에 대해서 말이죠.”
그녀는 어느새 눈물을 그치고 내 이야기를 꼭꼭 씹어 자신의 가슴에 소화시키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은 따듯하게 그녀를 밝혔고,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아 그것을 느꼈다.
“고마워요……. 아니, 고맙습니다. 나의 삶에 나의 행복에 당신은 커다란 도움을 주었어요. 그리고 알았어요. 나는 그 이야기들을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행복을 찾아 해매고 있었던 걸요. 당신의 말에서 나는 그 이야기들을 사랑했던 이유를 드디어 알았어요.”














이야기를 사랑했던 이유. 그 세계를 좋아한 이유. 그것은 행복을 채우지 못한 가슴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행복을 향한 갈망이 아니었을까.




 

(엑시무스 레드에디션)

 

 

 

 

 

2010.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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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사라지지 않는 소년

RomanticPanic 2017.10.19 06:12

소년은 심심했다.
자신과 놀아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소년은 심심했다.
검은 고양이가 세상을 휘저어 만들어 놓은 저녁에도, 사실은 새들이 날아서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푸른 하늘 아래의 오전에도...
소년에게 아무도 다가가지 않았다.
소년은  외톨이였다.
어느날 소년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나랑 놀아줘.'


하지만 세상사람들은 모두 소년의 말에 그냥 씽긋 웃고만 지나가버렸다.

.

..

...

....

.....

......

........

..........

...............

......................

................................

........................................

.....................................................

...............................................................................................................................


소년은 무서웠다. 그들의 웃음이 너무도 무서웠다.
.
.
.
소년은 그들이 소년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자신이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아서 투명해진 거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점점 투명해졌다고 생각했다. 들리는 것은 소년의 말소리뿐, 그래서
사람들이 소년의 목소리를 듣고는 그냥 지나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울었다.


"으아아아아아앙!!!"

너무도 슬피, 구슬프게 소년은 울었다.


그러나, 이 불행한 소년은 어느덧 자신의 울음소리마저 서서히 옅어져 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



소년은 점점 사라지는 걸까? 소년은 겁이 났다. 소년은 뛰어갔다.

'아빠, 아빠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으니까, 나를 구해줄지도 몰라.'

소년은 곧장 아빠의 서재로 숨어들어갔다.

'아빠는, 나를 구해줄꺼야. 하지만 아빠는 밤늦게 오는걸... 그러면 늦지 않을까? 늦어서 내가 완전하게 투명해지는게 아닐까? 그러다가 목소리까지 모두 투명해지면, 아빠는 나를 찾지 못할꺼야'

소년은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책장 사이에 앉아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은 점점 느리게 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시간은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

"안돼!"

소년은 집안을 뛰어다녔다. 아무도 없는 집안을 한참이나 뛰어다니고서는 다시 서재로 들어가서 아빠의 책상에 앉았다.

'어떻게 하면 내가 사라지지 않을까?'

소년은 차근차근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덧,

"아!


그래!"

하고 소년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그림자.
언제나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신기하게도 그림자는 투명해지지 않았다. 해가 뜨면 뜰 수록 그림자는 진해졌고, 해가 지면 그림자는 무척이나 진해져 세상을 뒤덮었다.

하지만 그림자가 세상을 뒤덮으면 자신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게 되는 법.

소년은 다시 실망했다.

그리고 무서움에 사로 잡혔다.

자신이 점점 닌가 하고...


그러다가 소년은 책이라도 봐야 겠다고 결심을 했다. 아빠가 말하길 세상에 모든 지식은 책안에 있다고 했으니까.



그러니까 소년의 투명화도 책이 고쳐줄 것이다.



소년은 책장을 뒤졌다. 하지만 어려운 글들과 알아 볼 수 없는 꼬부랑 글씨로 가득할뿐, 소년이 투명해지지 않을 방법을 써놓은 책은 한권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고 서재를 샅샅이 뒤졌다.


그러다가 발견한 하나의 동화책.


제목은 '사라지지 않는 소년'이었다.



사라지지 않는 소년.







소년이 책을 펼친 순간, 책이 말했다.

"세상에 사라지지 않는 건 없어. 다만 그게 길게 남느냐, 짧게 남느냐가 그것을 영원처럼 보이게 하거나 아니면 존재 자체마저도 없애 버리는 거지."

"그럼, 세상에 영원한건 없는거야?"

"그래."

책은 씁쓸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소년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하지만 때로는 영원한게 필요하기도 해."

소년은 책의 말에 수긍했다. 그래, 우리 엄마, 아빠, 나의 멋진 테디베어정도는 영원했으면 했으니까.

"하지만 그건 덫이야. 위험한 덫이지. 겉만 말짱한 썩은 사과 파이란 말야. 영원을 기약을 한다면 그건 저주가 될 수도 있어."

"저주?"

"그래. 저주. 아주 지독하지."

소년은 궁금했다. 과연 그 저주가 무엇이길래 이러는걸까. 하고.

하지만 책의 말이 다시 시작될 쯔음에 누가 소년을 불렀다.




그리고 이내, 소년은 잠에서 깼다.




서재에서 졸고 있었던 소년.

소년이 세상 밖으로 나갔을 때, 소년의 아버지는 환한 표정으로 소년을 맞아주었다.




















이글루스 가든 - 영화 제목으로 글쓰기 15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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