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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둑투둑투둑
비가 묵직하게 오는 날. 날은 너무나 흐려 낮이 어둠이 되는 날. 비는 아지랑이 같이 피어올랐다.
투둑
무거운 빗물은 나의 가슴까지 무겁게 만들었고, 무거운 빗물은 나의 눈물마져 무겁게 만들었다.
투둑투둑투둑
빗소리를 들을 때마다 슬픔이 무겁게 짓누른다. 검은 우산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언가에 짖누른 것 같이 답답하다. 나는 이러한 무거운 비가 올 때를 그리워 했고, 슬퍼했다.
이유는 모른다. 단지 그 그리움은 원시적인 것이냥 작은 욕망으로 나의 가슴속에 피워 올랐고, 그 슬픔은 무겁게 나를 힘없는 아이로 만들었다.
이유는 모른다. 그렇게 비가 퍼붓는 날, 밝은 백열등 복도 아래서 비가 무겁게 오는 창문 밖을 바라보는 것을 떠올리기도 했고 무겁게 비가 오는 날, 하늘을 가린 우산을 쓰고 가다가 하늘을 슬그머니 바라보며 하늘을 보지 못한 답답함을 털어내며 비를 맞는 것을 떠올리기도 했다.
빗물은 무겁고 나의 슬픔은 그 빗물에 더욱더 무겁게 가라앉는다.
묵직한 슬픔. 농도가 진하다. 이 슬픔은 싫지가 않다. 묵직한 것이 딱 가만히 있는 나를 감상에도 젖게하고 울적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게 하진 않는다. 이 묵직한 슬픔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나는 겸혀히 그 슬픔을 몸으로 받아드린다. 한치의 반항도 없이 어머니의 품을 거부하지 않는 아이처럼, 그것을 받아드리고 그것을 느낀다. 가슴아래가 묵직하다. 그 순간 슬픔은 나오지 못하고 묵직하게 가라앉는다.
나는 그것을 사랑한다. 슬프지만 사랑한다. 그 슬픔을 좋아한다. 무거운 비가 묵직하게 내리는 날. 나는 그 슬픔의 묵직함을 겸허히 받아드리겠다. 따듯한 비는 시원하게 되었지만 나의 머릿속 가슴속에는 뜨듯한 비가 묵직하게 내리고 있다.





2010.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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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열, 감정의 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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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Panic 2017.10.18 23:45

가을비는 차갑다. 하지만, 그 차가움에 이끌려 여름장마에도 꼭 닫아두었던 창문을 열어버렸다. 시원해. 하지만, 꼭 좋은거 같지만은 않은 거 같다. 옆구리도 으슬으슬 시려오는게, 요즘에 유행하는 신종플루인가...
오늘은 가을비가 온다는 소식에 블라인드를 하늘을 향하여 놓고 하루종일 책상위에 앉아있었다. 가을비. 가을비는 여름과 다르게 차갑고, 눅눅하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 가끔씩은 입에서 입김도 나고. 조금은 쌀쌀하는 듯 싶지만, 세상은 고요하게 차갑고, 아스팔트는 자신의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는 듯, 진한 색깔을 뽑낸다. 이곳에 단단히 무장을 한 소년이 노란 우산을 들고 길을 건너면 흐린하늘과 매치가 되, 영화속 한장면을 떠올리게 하지만. 그런건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길거리에 시든 꽃과 가끔씩 보이는 이름모를 빨간 꽃만이 이 세계의 시선을 끌 뿐이다.
책상에 앉아서 하늘을 보았다.
언제나의 하늘처럼 하늘은 눈부시지않았다. 구름 때문에 흐릿흐릿해서 하늘을 예전과는 다르게 정면으로 쳐다볼 수 있었다. 하늘 어디에도 태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날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해가 뜰때보다도 더 멀리 더 넓게 모든 것이 보인다.
슬슬 으슬으슬 코가 차가워졌다. 볼도 차갑고.
말캉말캉한 마시멜로를 넣고 달달한 핫초코를 마신다. 작년 겨울이 떠오른다. 하지만, 겨울비와는 다르다.
땅바닥에는 낙엽에 쌓여 걸을때마다 빗물을 토해내고, 가끔은 풀이 썩는 냄새가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낙엽은 쓸어도 쓸어도 계속 생겨난다. 그냥 잠시 내버려둔다. 뭐, 그냥 알몸이 되어 아무것도 떨어뜨리지 않을때 쓸어버리지 뭐.
식은 핫초코를 두손으로 잡는다. 그래도 어디 영화에서 나온 장면마냥 차가운 핫초코를 붙잡고 온기를 느끼는 척을 해본다.
쓸모없는 짓이다. 손만 시렵다.
창문으로 바깥을 내다본다. 비가 오지 않는다.
비를 기다린다. 문을 닫고 블라인드를 조절해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놓고 비를 기다린다.
1시간... 2시간....... 3시간......
다른 일에 열중하고 있는 사이에도 비는 내리지 않는다. 이미 내린걸까. 바깥을 보지만, 오전에 젖어있던 땅은 조금 말라가고 있었다.
'오후에 비가 또 온다고 했었는데....'
오늘도 일기예보는 틀렸던 것일까. 하지만 다시 짖꿎은 하늘을 바라보고는 다시 비를 기다린다. 시원하게, 내려오렴.
오후 4시, 저 멀리 구름사이에서 노을이 보인다. 아직 땅에 가까운 것이 아닌걸로 보아, 해가 지려면 더 있어야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만 같다.
오후 4시 10분. 태양이 구름을 녹이고 있었다. 점점 구름사이의 빛이 구름을 녹여버리고 있었다.
오후 4시 25분. 하지만, 어느순간 구름은 녹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태양을 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구름사이로 태양빛은 길게, 마치 그 곳에만 따듯함을 전해주려는 듯이 길게 오랫동안 한 지역을 비쳤다.
오후 5시. 해가 땅에 닿아가려나보다. 구름의 끝에 노을빛이 정말 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오후 5시 50분. 하늘은 피로 물들어있었다.
나는 시계를 그만 쳐다보았다.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밤중에 나의 시선을 비해 조용히 추적추적 내리려나 보다.
그럼 내일 아침은 추우려나...
그저 가을비만 기다리며 오늘 하루를 멈추었다.

핫초코나 먹어야지....






 

 

 

20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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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입자들이 떨어져 내려온다. 그것들은 보기엔 하얗고 작은 것들이었지만, 땅에 닿는 울림은 그와 달랐다. 작지만, 온몸을 울리는 느낌.
난 그것을 피해 약간 몸을 튼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다른 세계를 조우하게 된다. 이곳은 그 네모난 입자들을 피해 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 고요하고 적막의 세상. 언제나 이곳에는 노을빛과 노을빛을 머금은 갈대가 존재한다.
바람이 불어온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하지만 그 아름다운 바람에 나는 그것을 따라 그곳으로 향해 간다.
따라간 그곳은 별이 빛나는 세계. 나는 별에 취해버린다. 그것은 어린시절 비오던 날의 대나무집을 떠올리게 한다. 비는 주르륵, 대나무집은 풋풋한 향내를 내며 나를 반겨준다.
이곳은 별들은 세상을 수놓고 있었고, 나는 어둠에 잠식되어버린 푸른 잔디위에서 그것을 지켜본다.
그곳은 신비롭다.
그 신비로움에 나는 무언가에 끌린 듯, 달려간다. 모른다. 그냥 갈뿐이다. 나는 천천히. 하지만 주변은 빠르게, 하지만, 그것은 나로써 이 곳을 보게 만들었다. 빠르게 천천히 나는 보았다. 그래, 이 밀림속의 세상. 정신없지만, 그들이 말하는 무언가가 와닿는다.
어느새 밀림과 어둠, 별들은 나의 일상처럼 느껴진다. 나는 밀립속에서 하늘과 별을 본다. 아, 이건 별님께 올리는 제사. 아니, 신께 올리는 제사. 영혼의 향기가 별의 미리내가 되어 하늘로 치솟는다. 그리고는 결국. 고요함의 퍼짐이 하늘멀리 퍼져나간다.
하지만, 그 고요함이 어느순간부터 별들을 누비며 탁 하고 튕겨낸다.



                                                                                         
김광민 - The end of the world - 두번째 나열과
이번 나열은 겉도는 나열.
음악에 덜 취해 나열을 하였기에. 이 둘은 약간 겉도는 감이 있다.
사실 김광민 것을 두번 나열한 이유는, 들을때마다, 듣는 순간마다, 듣는 위치에 따라, 듣는 기분마다, 듣는 계절에따라.... 감상이 다르다는 것을 한번 쓰기 위해 나열을 했다.
언제나, 같은 느낌, 같은 나열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아니, 절망이지.


..나열은 나의 나열일 뿐이다.

 

200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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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가 따스하게 올라온다. 나의 모든 것을 감싸 안아 줄 것만 같은 느낌.
이제는 그만 나에게 모든 것을 내려 놓아도 좋다고 한다.
그래,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그것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는 이제 모든 것을 받아드리며, 그냥 따스한 멜로디에 몸을 맡긴다.
길게, 부드럽게.
모든 것은 나의 손에서 사라져가고
나는 오래된 사진기로 그것을 찍는다.
오래된 사진기 속의 필름은 어두운 빛을 띄웠지만, 그 느낌하나 만큼은 온기가 느껴진다.
나의 마지막 세계는 모든 것을 포옹하고 그것은 여러개의 빛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아직은 그 멜로디는 따스하다.
아마도 이 세상이 다 사라져갈 때까지 따스하겠지.
나는 그것을 아무 장벽없이 받아드렸다.

아마도 나의 마지막세계는 아주 따듯할거야.
그래, 나는 나의 마지막에 조용한 작은 미소를 세상의 끝이 놓겠지.
세상의 끝엔, 나의 힘없는, 아니, 만족하는 작은 미소가.
나의 끝엔 이 작은 것이라도 만족하는 내가.

 

 

200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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