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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녀는 내 앞에 앉아 의미 없이 빈 커피잔에 숟가락을 넣고 휘젓고 있었다. 덕분에 카페에는 딸그락딸그락거리는 소리만 풍성하게 들려왔고, 옅게 들리던 음악소리는 그녀의 의미없는 행동에 묻혀버렸다.
하지만 난 그것이 당연한 듯이 빈 커피잔들을 닦으며 앞에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카푸치노?”

하지만 그녀는 어느때와 같이 나를 무시했다.
그러고는,

“너는..... 니가 보는 이 세계가 진실이라고 믿어?”

라는 엄청난 질문을 나에게 해버렸다. 뭐, 뭐지?! 갑자기 이런 질문은?
으...글쎄... 진지함이라고는 전혀 없던 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때,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걸까.

“너는 니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 한번도 궁금증을 제시해 본적 없어?”

내가 망설이고 있을 때, 그녀는 다시한번 더 나에게 질문을 했다. 이번에도 조금 어려운 질문.

“...”

그런데... 그냥... 대답이 필요 없는 질문인가? 그녀가 나의 무반응에 답하지 않는다. 하긴 그녀의 혼잣말을 한두번 들어본 것도 아니니까...내가 다시 머뭇거릴때쯤, 갑자기 딸그락 소리가 커져왔다. 음... 무언의 압박인가?

“너... 넌 자신이 심각한 자폐증을 가진 인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

“...”

하지만 이미 발을 내딛은 이상, 나도 포기 할 수 없다. 나는 조용히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 이상한 대화, 끝은 날까.

“...”

그리고 딸그락 소리는 더욱더 크게 들려왔다. 훗, 그래, 이럴때는 속으로 대답을 해주는 것이 상책이다. 나는 환하게 웃으며,

'응. 그래 나 듣고 있어.'
“...없냐고..”
라고 했지만 실패했다.

“...”

“흐응- 언제까지 입다물고 있을래? 이젠 대답 좀 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뭐, 뭐지. 어떤 대답을 원하는거지? ...알 수가 없다. 만약 당신이 다짜고짜 이 세계가 진실인걸 믿냐라고 묻는 여친이 있다면, 나는 그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해주셨나요? .... 아니면 혹시... 커피를 더 달라는 표현은 아닐까.

“글쎄... 이번엔 내가 만든 특제 카푸치노 한번 마셔보면 되려나?”

“...”

...아닌가.

“뭐 그것도 괜찮아. 다만, 나는 카푸치노보단 딸기 케이크가 조금 더 땡기는데?”

아, 역시 먹을 것 쪽이었나? 나는 잽싸게 딸기 캐이크 한조각을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나저나, 그게 대답이야?”

<system>: miss!
참... 우리 여친님은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단말야.
끙......여하튼 지금은 잠시 머리 좀 굴리고,

“...”

“생각...하는거야?”

그녀는 독심술사이다.

“기.. 기다려봐..”

“...얼마나?”

“으... 잠깐, 잠깐......으....‘나 자신이 심각한 자폐증을 가지고 있다’...라 그럼 지금 너도 나만의 세계에 있는 거니까, 가상의 인물이라는 걸까? 흐응..........”

그녀가 맛나게 케이크를 드신다. 하지만 반쯤 먹었을까, 지쳤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

다시 생각해야겠다.... 더 이상 그녀는 남은 자신의 먹이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관심사는 나. 그녀는 나를 바라보고 있다. 지금 시선을 피하고 있긴하지만... 그런 그녀의 눈빛은 뭐랄까.. 한마리의 야수같다랄까.. 매력이 있...

“그래서 뭐.”

...잡아먹히겠다구...나는 톱밥을 굴렸다. 일단 머리에 떠오르는 것부터 입 밖으로 내뱉었다.

“왠지 조금 우울한데? 그리고 추할 것 같기도 해. 이 모든 게 나만의 세계였으면, 나는 지금까지 허공에다대고 뻘 짓을 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그 있잖아.. 혼자서 무슨 '환상이 보여!' 하면서 뛰쳐나가는 영화처럼....... 그러고보니 깨어나면 정말 창피할 것 같은데? 아니, 혹시 모르지 깨어났을 때 난 범죄를 저지르고 있을지도. 그 몽유병 상태로 살인을 저지른 이야기처럼 말이야. 뭐, 이쪽 세계에서는 그 진실의 세계가 보이지 않으니까, 최악의 경우에는 살인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아... 그전에 제지당하겠지. 뭐 주변에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을테니까 말야. 혹시나 혼자 두겠어?....뭐, 없으면 말고.”

...나, 잘 말한건가?그녀는 멍하니 찻잔만 바라본체, 그 내용물을 휘젓고만 있었다. 자기가 물어보고는.... 칫, 딴 생각 하나?

“...”

“...”

“.....”

“........”

“...........”

...싸울래?그녀를 건드리려던 찰나,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난 말야. 가끔씩 꿈을 꾸고 난 뒤에, 세상이 미칠 듯이 무섭게 느껴졌어.”

쳇,

“…왜?”

“...”

...그녀는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꿈……. 가끔씩 너무 생생하잖아.. 현실과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꿈이라고 해도 너무나도 생생할 때가 있잖아..”

“음……, 그렇지.”

“나는 가끔씩 그런 꿈들 하나하나가 너무 무섭게 느껴졌어.”

그녀의 목소리는 습기를 머금은 듯 가라앉아 있었다.

“...”

그리고는 그냥, 티스푼으로 빈 커피잔을 휘휘 젓기만 했다.

“왜?”

하지만, 잠시 멈추고는,

“아무래도 커피가 조금 부족한 거 같아.”

라고 나에게 커피를 주문하셨다....그래서.
지금 4잔째인데 또 먹는다고?

“....”

맞구나..

“...여기 나왔습니다.!”

...저러다 돼지되겠...

“닥쳐.”

“응?”

“아냐, 그나저나 너 자폐증이 구체적으로 뭔 줄 알아?”

“자폐증? 그런거야....뭐,”

달그라라라라라락. 그녀가 티스푼을 심하게 굴렸다.
응?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매우 살벌했다. 마치 그 눈빛은 ‘제발 대답하지마!’라고 말해주는 듯한. 눈빛.....그거...무섭다고... 여하튼 그렇다는 것은.

“……준비했어?”

“따, 딱히 준비한 것은 아니고…….”

“음.........난 잘 모르겠는데?”

“그래? 그건 말야. 심리적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자기 내면세계에 틀어박히는 정신 분열증. 현실세계는 꿈과 같이 보이며, 대인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뭐 그런거야.”

...?!그, 그거를 말하고 싶었던거야? 무슨 의학적으로 뇌가 어떻게 됐다든지, 무슨 이상한 이론이나 설명같은게 아니였던거야?!

“...너, 잘 생각해봐. 내가 만약 자폐아라면...? 그리고 사실은 꿈의 세계가 단지 꿈이 아닌, 진실된 세계라면?, 아니 그보다도 최악은 진실된 세계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면?

”그녀는 마구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 자신도 뻘쭘하겠지...

“난 말야... 이 세계의 진실이 꿈이라면, 너무나도 무서워... 꿈에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죽여 왔어. 그리고 웃긴 이야기 속에 빠지기도 했고, 너무나 슬픈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기도 했지. 때론 용자였으며, 변태였고, 성인군자이기도 했고... 만약, 내가 자폐아라면 저것들 중 어떤 것이 진짜 ‘나’일까? 아니, 그것보다도 지금 이 거짓의 벽이 깨진다면 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말 이곳에서의 나는 진실세계 속의 ‘나’일까?”

그녀가 무척이나 진지해졌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것이겠지.

“...”

그녀가 조금 흔들렸다.그녀의 이 진지함은 남들도 한번쯤은 다 꿔봤을 법한 꿈에 자신의 가슴과 머리를 빠뜨려 그 세계를 다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니까. 그녀는 장난으로만 생각하던 그 일들을 진지하게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 거짓과 진실이 구분가지 않는 그곳에서.

“...”

그것은 꽤나 위험한 상상이다.

“...”

나는 그녀에게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하는걸까.. 그 위험함에.단지, 이 모든 것이 한낱 꿈에 지나지 않다고? 아니면, 이 세계는 거짓이 아니니까 나와 함께 아이를 낳고 잘살아보세...를 외치자고? 진실을 구별하는 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세계가 진실인지도 모르는 세계에서 그냥 다 묻어놓고 잘살아보자고?아니다.... 그건 그녀가 바라는 대답도, 내가 바라는 대답도 아니다. 부정은, 이 세계를 향해 거짓된 선을 그어 놓는 것 뿐이다.

“...있잖아...이건 모두 내가 만들어낸 상상일지도 몰라... 아주, 강한.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 이 세계가 진실이라고 믿으며,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나만의 세계 속에서 갇혀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그래, 내가 자폐증이라면, 나는 나 스스로의 세계에 틀어박혀 있는 거니까 말야..."

"..."

... 지금 그녀는 금역에 발을 들여 놓아 이 세계의 진실일지도 모르는 지식을 읽고 있는 것이다. 자칫하면, 모든 것이 붕괴될지도 모르는... 나는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단지, 이 모든 것이 불안해질 뿐이었다.

'위험해.'

순간 누군가의 울림과 함께, 기분 나쁜 한 장면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너는... 너 자신이 정말 진실을 보고 있다고 믿어?”

“...”

그 순간 마치 무언가가 그녀를 옥죄어 숨구멍을 틀어막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때로 이 세계에 심한 의문이 들어, 너도 알잖아. 심한 최면으로 화상 입었다는 생각을 하게되면 정말로 스스로 화상입은 상처를 만들 수 있다는거... 그러니까.... 이 느낌.... 이 공기.... 이 세상.......... 내가 스스로의 세계 속에서 만들어낸 최면의 부산물일지도 몰라...”

그녀의 목소리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

“그래서.. 그래서 말이지. 난, 난 가끔.. 이 세상이 지독하게 무서울때가 있어..... 너도, 나도, 친한 친구들도, 내가 좋아하는 나의 귀여운 고양이도... 모든게 다 내가 만들어낸 거짓이 아닐까 하고 말야...”

그녀는 카푸치노가 이미 식은지도 꽤 오래되었다는 것도 잊은 체, 깊고, 조용한. 마치 고독한 심해 속에 있는 것처럼 정말로 고독하게 울고 있었다. 그건 눈물이 나오지 않는 울음이었다.

“... 그건 너무도 슬픈 일이잖아.....”

“...”

..고독하다. 그녀는 금역에서 이 세계를 부정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본 것이다. 아니, 부정하고 있는 자신이 아닌, 이 꿈만 같은 세계를 놓치지 않고 꽉 붙들어맨 자신을 본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성격대로라면 모든 상상을 다 해봤겠지.....그중에서 지금 나는 그 최악의 상황과 맞닥들이고 있는 것이다.

“...”

나는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나는 그녀에게 무엇을 해 줄수가 있을까...나는 그녀와 마주섰다. 그녀는 그곳에서 이 세계의 진실일지도, 혹은 거짓일지도 모르는 하나의 끈을 붙들고 있었다.끈은 위태로웠다. 너무도 위태로워 보였다.이 세계를 감싸고 있는 이 끈이. 곧 있으면 모두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았다.그녀의 불안함에, 그녀의 위태로움에, 그녀의 슬픔에.나는 끈을 잡고 있던 그 손을 감싸쥐었다.

“그래. 니 말을 들으니까, 정말 이 세계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버린거 같아.. 내가 진실인 세계 속에서 나 혼자만의 세계 속에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폐증에 걸린 사람이라면, 정말 나도 나올 수 없는 깊은 늪에 빠져 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아.”

그녀는 계속 깊은 심해속의 물을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 세계를 당신이 창조하셨다면....... 창조주시여. 잊지 마세요. 당신의 세계는 이렇게나, 당신이 포기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걸요...”


















 

만약 당신이 자폐증에 걸린 환자라면... 지금까지 겪어왔던 모든 것이 당신의 상상한 상상속의 세계라면... 당신은 어쩌시겠습니까?

 





 

한번 쯤은 이곳이 거짓이라는 이런 생각. 해보신적은 없으시나요?






                                                                                       
...전하려는 의도가 글의 허접함에 다가오지 않는다.비루한 글쓰기.그리고 친구말로는 망상증 정신병환자라는데, 일단 다음에 재대로 고쳐서 다시 내놓을 생각이니.... 그때 다시봐요♡

 

 

 

200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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