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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은 항상 만원이다.
제일 앞에서 빵을 유심히 바라보는 아이, 그 뒤에는 이미 자신은 살 것을 골랐다는 듯 천원을 꼭 쥐고는 아줌마의 눈에 띄길 바라며 손을 드는 아이. 그리고 그 옆에는 음료는 피크닉으로 해야 피자빵과 어울릴까 아니면 돈을 조금 더 보테서 초코우유를 살까 고민하는 아이. 그런 수 많은 아이들 속에서 줄이 어딘지 잘 모르지만 일단 낑겨서 앞을 향해 조금씩 전진하는 아이들도 가끔씩 눈에 띄었다. 그도 어쩔 수 없는 게, 언제나 찾아오는 2교시의 공복감은 아이들로 하여금 식탐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으니까..
그래서일까, 매점에서 무언가를 쟁취하고 나오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 차 있었다.
물론 10분이라는 한정된 쉬는 시간 속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뚫고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고 나오기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날따라 이상하게 배가 고팠다. 보통의 공복감이 5였다면, 그날은, 심지어 그날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공복감이 9까지 치솟은 날이었다.
“진선아, 뚫을 수 있겠어?”
나의 이쁜 도야지. 진선이. 우리는 서로를 보며 매점 앞에서 멍청하게 웃었다.

 

 

교실 안에는 민달팽이들이 드디어 집을 찾은 듯, 모두가 담요 속에 몸을 반쯤 감추고 엎드려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진선이는 가소롭다는 듯이 이야기 했다.
“아마도 얘네들은 이렇게 내년 봄까지 굳어버리겠지. 아아, 가을은 그야말로 변태적이로구나!”
나는 그런 진선이의 허리를, 아니 배를 잡으며 말했다.
“크흠, 낭자. 참으로 감촉이 좋소”
“어맛, 도련님. 참으로 변태적이시구만요.”
“야, 완전 아조씨들같거든 너희?”
민주가 엎드려서 고개만 돌린체로 태클을 걸어왔다.
“그럼 아조씨랑 비밀친구할래?”
“아조씨가 쪼꼬우유 사줄께”
진선이와 나의 말에 민주는 헤벌쭉 웃으며, 우리가 사온 초코우유를 받았다.
“우왕, 비밀친구 조으다.”

 


“그래서 뭐, 그 진짜 아조씨랑은 뭐, 진전 있어?”
민주의 말에 순간 나는 주변을 훑었다.
“쉿”
“쉿은 무슨, 그리고 얘가 달려들어서 뭘하게. 야, 그거 범죄 아니냐.”
“범죄는 무슨 얘가 뭐 돈 받고 만나냐”
“쉿”
나는 다시 한 번 민주와 진선이에게 주의를 줬지만 이년들은 입을 다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긴.. 그런데 그러면 뭐해. 그 아조씨도 마음이 있어야 하는거 아냐? 또 혼자 끙끙 앓다가 쑈하고 그르냐?”
“진짜 그르냐? 그리고 그만큼 쑈했으면 그 아조씨도 모르는건 아닐텐데, 모르면 진짜, 아니, 알아도 그게 뭐냐. 우리 귀요미 불쌍해서 오.똑.해...”
나는 민주의 얼굴을 바라보며, 단 한마디 밖에 할 수 없었다.
“주륵.”

 


계속 되는 수업시간동안, 자꾸만 민주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진짜 모를까. 진짜 아저씨는 내 마음을 모를까. 아니면 긴가민가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이쁜...은 아니지만 그냥 동생같은 알바생이라고 생각을 할까. 아니, 결혼을 일찍 했으면 이만한 딸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자꾸만 아저씨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돈다.
‘근데 알면 뭐해, 알면 더 큰일 아냐?’
순간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마음을 알리고는 싶은데, 알리고 싶지도 않다. 이게 무슨 바보같은 소리지? 하지만 정말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아저씨는 나를 어떻게 볼까. 아저씨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바보 같다. 나는 정말로 바보같다.
가끔씩은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서 계속 아저씨를 카페에서 보고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또 다음날이 되고. 나는 언제나 고등학생으로, 아저씨는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 그런데 또 고등학생으로만 남아있기는, 칠판을 보자니 싫다. 하지만, 아저씨와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계속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수업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혼자만의 상상을 한다. 상상은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저 아저씨와의 평화로운 한때만을 생각나게 한다.


“뭘 그리 실실 쪼개고 앉아있냐?”
어느새 민주가 앞에 앉아 나를 처다보고 있었다.
“응?”
“수업 다 끝났어. 이년아.”
“어? 종소리 못 들었는데?”
“5교시부터 고장났었거든? 그나저나 우리 오늘 너네카페 가도 돼?”
“응?”
어느새 다가온 진선이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오늘 너네 까아-페에 가서 시간 때리다가 학원갈려구”
“구랭”
나는 멍청하게 웃었다.

 


가을의 카페는 뭐랄까, 더 커피 같다. 노란색과 빨간색, 그리고 갈색깔의 낙엽들이 떨어지는 세상에서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느낌이랄까. 거기다가 슬며시 퍼지는 빵내음과 커피 향은 순식간에 들이치는 차가운 가을바람으로부터로 도망칠 수 있는 조그마한 피난처 같다. 그리고 그 피난처에서 느끼는 따듯함과 가을색깔은 정말로 쓸쓸한 가을에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난로만 같았다.
“근데 아조씨는 안 와?”
민주의 말에 잠시 휘청였지만, 나는 꿋꿋이 라떼 마키아토를 민주 앞에 내려놓았다.
“시럽 뿌려줄까?”
“시럽”
“아조씨 왔네, 여기.”
진선이의 말에 나는 또다시 바보같이 웃었다.
“구르게”

 


그날 민주의 말처럼 아저씨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자꾸만 나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졌다.
                                                                                  
1. 문자를 보낸다.
2. 보내지 않는다.
                                                                                  

 

 

진행현황

이야기의 시작 -> 3. "아저씨, 오늘 조금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1. 공부를 한다. -> 1. 매점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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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지는 따듯한 물이 온몸을 돌며 구석구석 온기를 전해줬다. 그런 따듯한 물방울을 견딜 수 없었던지, 지독하리만큼 추웠던 동장군이 항복을 고했고, 방금 전까지만해도 동장군 때문에 무감각했던 구역들이 저마다의 따스한 자유를 외쳤다. 그 자유들의 외침으로 가득찬 따스한 안개 세상속에서 풀려버린 근육들이, 그들의 행복을 소녀의 입가에 전해줬다.
오늘 같은 날들이 계속된다면 어떨까. 생각만으로도 기쁨이 올라온다. 하지만 고개를 흔들고는 ‘아냐, 그건 사치같아’하며, 라벤더에게 묻는다. ‘그치?’ 하지만, 거품사이로 올라오는 작은 욕심은, ‘내일은 더, 좋은 하루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게 만든다. 그러나 그 현실감없는 행복에, 이내 거품을 다 털어내고는 물기를 닦는다.
행복했다. 행복한 하루였다. 하지만 욕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추위에 이내, 현실을 깨달았다.
어느덧 입술에는 힘이 들어갔고, 방으로 들어가 시간표를 뒤적거렸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 찬 시간표. 그 시간표에는 그저 딱딱함만이 존재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아직 추위에 당하지 않은 근육이 이야기한 걸까? 아직도 풀려있는 작은 기분에, 혼잣말이 나왔다.
“빨리 자야겠다.”
갑자기 나왔던 혼잣말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 얼른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불 속에는 따듯한 라벤더향이 피어 올랐지만, 그저 소녀가 만든 따듯한 공간이었지만, 소녀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떨었다.

어둠 사이로 작은 불빛이 보였다. 소녀는 핸드폰 시계를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했다. 알람도 없이, 조용히 움직이는 소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조심스러웠다. 소녀는 천천히 거실을 둘러보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어제는 악마가 들어오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로 조용히 물을 틀어 씻고는 방에 다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리고 교복으로 갈아입고는 도망치듯, 집에서 나왔다. 아직은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소녀는 달리고 또 달렸다. 한시라도 빨리, 그 집에서 묻었던 음침한 공포를 날려버리고 싶었다.
“하아, 하아.”
얼마나 뛰었을까,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이쯤이면 그 두려움이 차가운 겨울바람에 다 씻겨 날라갈 법도 한데, 소녀는 차마 뒤를 돌아보기를 겁냈다.
‘이럴 때, 그가 눈앞에 있었으면…….’
뻣뻣한 목으로 주변을 겨우 쳐다본다.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
 
 

 


                                          

1.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본다.

2. 계속 가던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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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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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뒤통수에 어떤 시선이 꽂히는 것만 같다. 뒤를 돌아 봐서는 안될 것 같은데도, 자꾸만 깨름찍한 호기심이 소녀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하지만 소녀는 스스로 뺨을 쳤다. 그 무언가가 있더라고 하더라도, 아마 소녀의 존재감을 눈치 채진 못했을 것이다. 모두 다 똑같은 옷들을 입고 한곳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을 테니까. 그래도 혹시나 그 무언가가 소녀의 존재감을 눈치 챘더라도 그 무언가에 확신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래, 직접 정면에서 보진 못했을 테니까…….
소녀는 빠르게 그림자를 밀며 걸어갔다. 소녀의 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어둠으로부터 소녀는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소녀가 지나간 가로등 불빛이 순간적으로 깜박였다. 순간 깜짝 놀란 소녀는 그대로 조용히 멈춰서, 아직은 있어야할 가로등 불빛을 바라보며 숨을 죽였다. 신뢰가 가지 않는 하늘의 색. 소녀는 다시 조용히 길을 걸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소녀는 신중하게 한발 한발 내딛었다. 그리고는 주변의 풍경에 귀를 기울였다. 길에는 차들이 바람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었고, 조용한 나무들 사이로는 새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며 지저귀고 있었다.
소녀는 크게 한숨을 내 뱉고는, 길을 걸었다. 신중한 발걸음이 조금씩 자신 있는 발걸음으로, 조용하던 발자국 소리가 다양한 색깔로. 소녀는 다시 걸었다. 이제는 발밑의 그림자로부터도 원래 친한 사이였는 양, 다정하게 손뼉을 마주치기도 했다.
멀리서 학교가 보이기 시작했다. 소녀의 발걸음에서 더 이상 두려움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딸깍
그 순간, 소녀의 머리위에 있던 가로등 불빛이 꺼졌다. 그와 동시에 소녀는 달렸다. 소녀의 눈동자는 매우 커졌고, 소녀는 학교를 향해 미친듯이 달렸다. 하지만 갑자기 달려서였을까, 아니면 추운 아침 공기에 다리가 얼어서였을까, 소녀는 얼마 뛰지 못하고는 넘어졌다. 차가운 바닥에 부딪친 여린 소녀의 몸에는 빨간 상처가 났고, 소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빨리 뒤를 돌아봤다.
이른 아침, 10분차이로도 등교하는 학생수의 밀도가 확연히 차이나는 등굣길. 이른 소녀의 등굣길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녀는 그 상태로 잠시 누워있다가. 다시 일어섰다. 다친 손바닥, 무릎이 아프긴 했지만 훨씬 더 편안한 모양새였다.




                                                          


1. 화장실에 들어가 상처 부위를 씻는다. 

2. 교실에 들어가 가방부터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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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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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꼬맹이지 뭐.”
대수롭지 않게 내뱉은 말에, 꼬맹이는 잔뜩 열이 올랐다.
“우와, 우와, 우와!!!!”
“그나저나, 아직도 0교시 하니? 예전에 뉴스보니까 없어진다고 하던데..”
“몰라요, 그건 어느나라 이야기인지. 하여튼 아저씨, 너무 저를 어리게 보시는거 아니에요? 하아- 어제 괜히 이야기했어... 어제 이야기 때문에 그런거죠? 그쵸?”
굳이 어제 추억이야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저 풋풋한 꼬맹이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생겼다.
“크흡. 그렇다.”
“그렇긴, 뭐가 그래요! 아, 괜히 이야기했어. 난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 정신적 교감을 느끼..”
“학교 안가니?”
“여튼! 나이를 빼고 이야기하자니까요!”
“8시다.”
“그럼 저는 30년뒤에 아저씨처럼 느낄 추억을 쌓으러 가겠습니다.”
“잠깐, 그렇게 늙지는……”
사라졌다. 역시 젊음이 부럽다.

 


딸랑
오늘도 어제와 똑같은 방울소리가 카페를 울렸다. 저녁때 다시 내리기 시작한 빗방울 때문일까, 어제의 소리와 오늘의 소리가 귀에서는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저씨!”
어느새 다가온 소녀가 테이블 위로 고개만 삐쭉 내밀고 있었다.
“30년까지는 아니다.”
나는 씨익 웃으며 소녀를 반겼다.
“저도 꼬맹이는 아닙니다.”
소녀도 같은 미소로 화답했다.
“그런데, 오늘도 오셨네요? 아, 오늘도 오셨다는게 그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 그 있잖아요! 이런 비오는 날 이틀연속 출석하기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그 말이……”
말을 할수록 빨갛게 달아오르는 소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풋풋해서 좋았다.
“맞아, 이제 일도 없고. 백수나 다름없지.”
“아뇨, 그게 아니라요. 잠깐만요. 아저씨 짤렸어요?”
소녀의 눈이 휘둥그래해졌다.
“아니”
“엑?”

                                                          
1. “집에 있어도 딱히 할 게 없어서 나왔어.”
2. “그냥, 커피나 한잔 할까 해서.”
3. “정확하게는 계약기간이 끝난거지.”
4. “내가 그만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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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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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소화전의 빨간색 버튼을 너무나도 누르고 싶어,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지독한 심해의 끝을 느끼는 것일까,
지독한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일까.
아무도 나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준 적이 없었고, 어느 교과서나, 어느 책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나 기준선조차 적혀있지 않았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훗날 생각해보면, 그건 어른이 되어가는 길이었을지도 모른다.
처음으로 교과서나 어떠한 조언없이 나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해결해야 되는 상황.
그 때 누가 나의 감각을 마비시킨 듯 나의 머리에 열이 둔하게 올라있었고, 나의 눈에는 그저 그 한 사건만이 박혀, 나는 주변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얼버무렸고,
그 결과 그 얼버무림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 나에게 명확한 해답을 찾지 않았던 것에 대한 죄를 물었었다.
그나마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그 아저씨와 대화를 시작하고부터였다.
그는 상냥했다. 아니, 연장자에게서 나오는 삶의 지혜였거나, 아들, 딸을 바라보는 가장의 입장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쨌든 그는 나에게 상냥했고, 나의 미세한 변화를 잘 눈치채주었다.

아마, 그 작은 일들에서부터 시작되었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어쩌면, 이 큰 사건도 눈치채주지 않을까 하고.


...


역시나 는 그런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그는 나의 변화를 눈치채고는, 소리 없이 조용히 나를 보듬어주었다. 그가 가르쳐 준 지혜는, 나에게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나에게 힘이 되었고, 언제나 아무도 찾지 않는 월요일 저녁의 커피숍에서 그는 나의 말 상대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가끔씩 이 일을 하면서, 또 세상을 살면서 느끼곤 한다. 과연 어른이란 무엇일까.


태연한 것? 책임을 지는 것? 나이를 먹는 것? 경험? 과연 어떤 것들로 우리는 어른이라는 것을 정의내리고,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나이가 먹더라도, 애 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애인데도 어른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또 이 부분은 너무나도 어른스러운데, 다른 부분은 너무나도 애 같은 사람도 있다. 과연 나는 어떤 것을 어른으로 정의를 내려야 하는 것일까. 내가 단지 고등학생이라 못 느끼는 것일까? ...하지만 예전에는 이 나이 때면, 이미 어른이었는걸...

나는 가끔씩 아저씨를 생각하며, 생각에 잠기곤 한다. 어른이란 건... 도대체 뭘까. 어른이란 건, 그저 보이지 않는 환상을 지키며 사는 아이가 아닐까...

딸랑.
.
눅눅한 하루와는 대조되는 맑은 종소리가 들려왔다.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는 듯, 그는 갑자기 나타나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는 여유를 즐겼고, 그 즐김에 끝자락에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멋쟁이 아저씨네요”
하지만 아직 어른에 대한 질문을 할 수는 없었다. 아직 이야기의 처음이었고, 아저씨가 생각하는 나는 언제나 그런 깊은 걱정을 하지 않는 소녀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말했다.

                                                                       
1. “오늘은 멋쟁이 아저씨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2. “커피맛은 어때요?”

3. "이저씨. 오늘 조금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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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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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발달.

 

인터넷과 점점 발전해나가는 세상은 이야기를 새로운 형태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야기.

 

오늘날 이야기 형태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검은 잉크로 존재하던, 입과 입으로 전해지던 이야기는 인터넷과 다양한 영상매체를 통해 여러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야기를 보여주던 잉크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헀고, 이야기는 사진으로, 영상으로, 그림으로 다양하게 진화하기 시작했다.

더이상 우리는 이야기를 단순한 책과 사람과 사람사이에 나누는 그런 단순한 행위로만 보지 않는다. 이야기는 색깔이 되었고, 브랜드가 되었으며, 모든 물건에, 모든 것들에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전보다 훨씬 많이.

 



그런 이야기에, 나는 이작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가능성.
 
나는 그중에서 첫번째로 하이퍼링크를 이용한 이야기(하이퍼텍스트 소설)로써 그것을 보려고 했다.
내가 계획한 하이퍼링크를 이용한 이야기(하이퍼텍스트 소설)는 대략 이렇다. 글을 읽고 자신이 선택지를 선택하여 다음 내용을 본다. 만약 선택지가 있는데도 아무도 그것에 손을 대지 않았다면 자신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중요한 것은 그것을 꼭 글의 형태로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만화가라면 그 이야기를 만화로 이어갈 수도 있고, 음악가라면 음악으로, 노랫말로 이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가끔씩 그들이 주인공이 아닌 조연의 역할로써 누군가와 협동하여 이야기를 이을 수도 있고...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하이퍼텍스트 소설은 정말로 하나의 삶을 그려내는 것이다. 인생의 매 순간 순간의 선택처럼 우리는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여 그 삶을 옅본다. 거기다가 내가 계획한 하이퍼텍스트 소설은 릴레이 형식을 띄고 있어,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이어갈 수가 있다.
만약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이어간다면, 끝이 없는(만들수도 있지만) 하나의 인간의 죽음까지 이르는 삶을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는 한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선택지를 통해 세상은 넓어지고 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삶의 선택지는 많아진다. 우리는 마치 신이 된 것처럼 그 한 캐릭터의 삶을 내려다 보는 것이다. 뭣하면 참여해서 그 케릭터의 행동을 바꿔놓을 수도 있고.
인간이 신의 행세를 이야기라는 매체를 통해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이야기를 만든 사람들이라면 그 이야기 속의 신이나 다름없지만, 이것은 정말로 방대한 규모의 한 케릭터의 삶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럼 다른 가능성적인 측면이랄까
그쪽을 한번 볼까? 이젠 굳이 소설가가 아니더라도 이야기의 큰 줄기에 관여해서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간단한 그림만으로도, 노랫말으로도,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죽는 선택지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자신은 주인공의 죽음에대한 추상적이거나 사실적인 그림으로 이야기를 이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의 그림을 보면 한 그림안에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림을 나누는 칸이 없었는데도 만화책처럼 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다. 부족한 글 실력은 그림으로 대체하고 몇몇 대사나 단어를 넣어 진행시키면 된다. 아니면 아예 그림으로 표현을 하든지.

여기서 종합적으로 말하자면 릴레이라는 특성과 많은 표현도구를 이용한 이야기 잇기는 많은 개성적인 이야기들을 창조해 낼 것이다. 그럴수록 인물의 성격은 점점 입체적으로 되어가고 많은 개성들이 녹아 흐르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난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 릴레이는 스스로 장르조차도 변형시킬수 있을테니까. 선택지로써 SF와 판타지를 뛰어다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테니까.(어떤 음료를 마시고 사람이 죽는 순간부터 장르가 미스테리물로 변형 되는것처럼)


하여튼 잡소리는 여기까지...
그냥 윗 내용을 다 말아먹고 이거 하나만 보면 된다.
누구, 지금 쓰고 있는 하이퍼텍스트 소설(하이퍼링크를 이용한 이야기) 즐거운인생 이어쓸 사람 없나요?

...

그냥 글을 잇는 사람이 없어서 있는척해보이는 글좀 써봤다. 그래봤자 없는 티 나지만...

덧, 사실 지금까지 예술가를 꿈꾸고 접었던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옛 추억을 그리며... 그들도 나아갈 수 있는 어떤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2010.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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